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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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길속에 길이난다
수많은 발길이 물길에 젖는다
겁 없이 달렸던 세상은
어느 천재의 이론대로 상대성,
치대고 치댄 길들을
다툼 없이 보듬어 물길을 튼다
물의 감정은
늘 문명의 발원지를 가리켰다
어딘가 존재할 기원을 찾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저도의 하늘과 저압의 산들
달리고 또 달리고
걷고 또 걸었던 그 광속의 광기의
광활한 배후를 집어삼키고 있다
잠긴 길들의 울음소리가
하늘에 닿아 뿌리내리고
또 다른 산통으로 북새통인 지상
어쩌면 한 세기의 흥망성쇠가
물길에 달렸을지도 모를 일
야행을 더듬던 물길이 어느덧
잠잠해지는 시간
지천을 흔들던 긴 울음이 빠져나온다
터널 속 점멸하는 붉은 싸인 뒤로
둥둥 떠가는 저 발자국들,
난 손에 무늬 진 물길을 닦고
스러진 그들을 일으켜
언젠가 걸었던
환한 발길을 신겨주고 싶었다
댓글목록
이시향님의 댓글

장마라고 하는데
회동수원지 저수지는 말라있더군요
물이 없으니 농사를 짓는 제 감정도 말라가는 듯합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농사도 지으세요?
이시향님의 댓글의 댓글

10년 넘었는데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거드미 끝나는대로 좀 나눠줍쇼
아무것도 없는 그지입니다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잠긴 길들의 울음소리'
터지면 격하기는 하지만 금방 그치더라고요
오히려 아귀다툼인 세상의 아우성이
그칠줄 모릅디다
지금도 저만 잘 났다는 목소리 들리네요
잠시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정윤호님의 댓글

메마른 세상을 적셔주니 그나마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길이라도 보게 됩니다. 환한 하루 되시길요~
이종원님의 댓글

그들도 필요했기에 쏟아내는 것이겠지요
깊이 덮이고 또 새로운 길이 나고..
시인의 걸음이 있어서 환한 발길이 또 열리는 듯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날씨가 무척이나 끈덕지게 달라 붙습니다
건강이 중요한 계절입니다
건강 꼭 붙들고 놓치면 아니되옵니다,
배월선님의 댓글

오늘은 좀 시원해서 선풍기만 틀고도 괜찮은 밤입니다.
비가 오다 말다 ...장마가 길어지면 기운이 다 빠져나가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았지만요
/
난 손에 무늬 진 물길을 닦고
스러진 그들을 일으켜
언젠가 걸었던
환한 발길을 신겨주고 싶었다 / 따뜻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