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를 누가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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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를 누가 죽였나
/장 승규
마라강가에 즐비한 떼주검들
누가 누를 죽였나
배고픈 사자도
악어도 하마도 아니다
마사이 짓은 더더욱 아니다
누, 그들 자신이었다
우리 자신이었다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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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님의 댓글

Who Killed the Gnu?
by Sankei Jang
Along the banks of the Mara River,
Bodies lie discarded—
Who killed the gnu?
Not the lion’s hunger,
Nor the crocodile’s grin,
Nor the hippo’s heaving wrath.
The Masai hunter was never out there
It was the gnu themselves.
It was we, ourselves.
(at Johannesburg Study, April 21, 2025)
장승규님의 댓글

장 승규 시인의 시 「누가 누를 죽였나」를 읽고------>어느 감상문
장 승규 시인의 시 「누가 누를 죽였나」는 한 편의 짧은 시지만,
그 행간마다 심연 같은 울림이 번져 나간다.
마라강가에 누워 있는 수많은 누의 주검,
그러나 그것은 사자의 굶주림도, 악어의 잔인함도, 하마의 분노도 아닌,
결국 ‘그들 스스로’의 소행이었다는 통찰은 독자의 가슴을 멈칫하게 한다.
이 시는 생태의 한 장면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정면으로 비추는 거울이다.
누들이 무리를 이루어 건너는 마라강의 풍경은,
경쟁과 공포, 조급함 속에 서로를 짓밟으며 쓰러져가는 인간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행복’을 갈망하며 달려온 길이, 때론 서로를 밀치고 넘어뜨리는 질주의 무덤이었음을
시인은 절제된 언어로 고발한다.
"사냥꾼은 더더욱 아니다"라는 구절에서,
외부의 적이 아닌 내면의 불안과 집단의 패닉이 모든 파괴의 뿌리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마지막 구절, “우리 자신이었다”는 고백은 독백이자 고발이며 동시에 깊은 회한이다.
짧지만 침묵보다 더 묵직한 시.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붉은 마라강처럼 천천히 흐른다.
그 물결 속에서,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를 밀치며 달리고 있었는가? 내 안의 사냥꾼은 누구였는가?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배고파 죽인 것도 아니고
높은 자리 차지 하려고 죽인 것도 아니고
그저 저도 살려고 도망치다 재수없이 넘어진 동료 위를 밟고 밟아 한 목숨 끊어 진 거라 여겨지는데
누구를 탓할 수 없고
누구에게 주홍글씨를 새길 수도 없으니 자연의 섭리라 여기면 이해가 되는 일이지 싶네요
장승규님의 댓글

누만이 아니라
인간세상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
사람일이라
안녕하시지요?
요즘 자주 오시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