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파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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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파지법
김부회
다섯 손가락으로 주먹 쥐듯 움켜쥐면 안 된다
엄지와 중지만으로 가볍게 흔들릴 듯
그러면서도 정확히 타격점에 대한 무게중심이 잡혀 있어야 한다
칼날이 제대로 서지 않았던 이유가 그것이다
서슬 퍼런 채 눈만 껌벅거리다 전원 나간 라디오처럼
푸시시 죽어버린 칼은 이미 칼이 아니다
목표를 분석하는 예리한 말초 감각. 그 표현하는 감각의 끝에
감각이 있다는 것을 칼은 알아야 한다
날에 살이 닿은 감촉은
너무 딱딱하거나 푹 찌르듯 한달음에 십 보 전진이 아닌
일보, 이 보를 통한 꾸준하고 정성스러운 찌르고 베기가 될 때
온전한 감각이 된다
검법이 존재하고 업그레이드되어 전승되는 이유는
베이는 자를 위한 것이다
단칼에 날려야 고통이 없을뿐더러
베는 자와 베이는 자 모두 원하는 궁극에 도달할 수 있는
죽음과 같은 쾌락을 느끼고자 함이요
목표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최소한의 거리와
최소한의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곧
최대한의 배려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자, 이쯤에서 다시 한번 파지법을 말한다
엄지와 중지, 가볍게, 흔들 듯
대략 사십오도 각을 유지하며 접근하다
과감하게 푹,
자위는 함부로 아무 데서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자객처럼 은밀하게
계간 상상인 2025 여름 호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그 파지법이
골프채 잡는 법과 비슷한가 본데요.
은밀하게 하는 것 말고.ㅎ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네. 회장님...약간 환유의 개념으로 은유처럼 사용했습니다.
칼 + 문장/ 칼 = 시/ 칼 = 시국/ 칼 = 문화와 철학
은밀과 자위에 방점을 두지 마셔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분명 칼의 파지법이라 했는데
나는 왜 다른 게 그려지지 ㅎㅎ
불량소년처럼
책 받고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어 먼저 찾아 읽었니더
건강 관리 잘 하시라 믿고
얼굴 본 지 오래 되었네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그렇게 보이기 했습니다. 나름 신경써서...
형님..잘 지내시죠?
저는 속초에 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 문예지에 형님 반가운 이름이 자주 보이네요.
좋은 일 입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이해력이 부족한 저로서
어휴 어렵네요
돌머리를 쿵쿵 쥐어박고 갑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에고..읽어만 주셔도 영광입니다. 임 시인님..
고맙습니다. ^^
이장희님의 댓글

예전에 "친구" 라는 영화에서 준석이 역으로 나온 유호성이 조폭들 앞에서 칼 잡는법 찌르는 각도, 아주 무섭게
들었던 영화 한장면 같이 시인님 시를 보니 약간 섬뜩한 느낌, 언어르 넘 잘 다루시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김부회 시인님.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졸글인데요.....
좋은 시는 아닙니다. ^^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이시향님의 댓글

파지법
저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작업~~^^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제게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
감사합니다. 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