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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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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15회 작성일 25-06-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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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서사


      최정신


전 년 봄 일이다
매년 햇 봄을 서둘러 마중하며
주홍색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군자님 소식이 깜깜했다
기다리던 내 목이 짧아
흙 아래까지 닿지 못했나 싶어
잎을 들추니 딴살림을
무려 네 집이나 꾸린다

꽃살이라고 쉽기만 하겠나
단칸 살림에 꽃대 올릴 여력이 있었겠나 싶다
돌아보니 성년이 된 자식들
분가 내기도 쉬운 일 아니었지
윗집 옆집 아랫집 살림 내주느라
다친 상처가 안쓰러워
내년 봄 눈 맞춤 하자 쌀뜨물로 달랬다

올봄 소담스레 올리는 꽃살림, 
나누고 나니 더 큰 행운이 온다는
진리를 몸소 일러 준 군자님도 가고
봄도 떠날 때를 알고 미련 없이 떠난다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따!
군자란이 번창했네요.

꽃살이라고 쉽기만 하겠나.

맞아요.
우리네 살림도
예전엔 대부분이 단칸 살림이었지요.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군자님 속에서 시를 싹 트였네요
부모의 마음이 읽혀 마음이 짠하네요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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