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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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1,559회 작성일 16-03-23 11:43본문
코다리
아내가 코다리를 사왔다
말리면 북어가 되고 얼면 동태가 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코가 꿴
빌어먹을 코다리라니
시큰둥 한 상 받아먹는데 말랑말랑한 것이 제법이다
슬그머니 코를 만져 보니
영락없이 코가 꿰었다
천방지축 송아지가 소 되던 날
아버지 벌건 쇠꼬챙이로 코청을 뚫어
낭창낭창한 윤노리나무로 코뚜레를 매었다
멍에를 매고 이랴 하면 이리 가고
저랴 하면 저리 갔다
그러고 보니 천지가 코 꿰인 것뿐이다
수족관에 물고기들, 창살에 갇힌 짐승들, 사채 갖다 쓰고
카드 돌려막기 바쁘다는 윤수 엄마
새벽녘 푸석푸석한 아들이 식빵을 씹으며 나가고
버스 정류장에 코 꿴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
생뚱맞게도 느슨해진 코만 만지작거리는데
코뚜레를 단단히 조일 것 같은
하루가 수상하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좋은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선근 동인님.~
갠적으로 코다리찜을 제일 좋아한다는 ~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공 울님 오셨구랴
시인님께서 으쌰 으쌰 추임새로 응원하시니
그나마 절뚝거리며 시를 쓰나 봅니다
맨날 코다리찜이니 난 안 좋아혀유 ㅎㅎ
늘 감사드립니다
멋진 봄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현상학님의 댓글
현상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카드 돌려막기,와 코다리가 어울릴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 것은 코가 꿴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파를 보며
때론 어디 깊은 산골에 들어가 자연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언제나 고삐에서 풀려날런지요,,,,,
걸음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말을 알아듣고 글자를 읽게 되고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하나 둘씩 코에 꿰기 시작해
벌써 아주 오래 꿰였으면서도 모르는 척, 아닌 척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벗어나는 것이 더 생소해진 것 같기도 한, 주객이 분명히 전도 되었는데도
그게 맞다고 우기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불에 잘 익힌 산적처럼 맛이 잘 꿰여져 맛나가 먹고 갑니다. 김선근 선생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세상 모든 관습은 사람들이 만든 것들이지요
그 에덴 ,,,,,죄와 허물이 없었던 자유가 출렁거리던 곳에서
쫓겨난 후 인간은 거미줄 같은 제도와 법과 규칙에 얽매이게 되었지요
인간 스스로 쳐 놓은 덫에 걸려 수고와 갈등의 세월을 보내는 것이지요
그것이 진정한 삶인 양, 어쩔 수 없이 가야할 길인 양 ,,,,,,
반갑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언제 시인님과 조용히 대화할 시간이 있겠지요
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이경호님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낭창낭창하다는 말은 일반적이지 않은 희귀 단어쯤 치부하고
살았는데요. 시를 배우다 보니까 의외로 낭창낭창하다는 표현
을 많이 봅니다. 시를 공부하면서 어휘력이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좋은 날 되세요^^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낭창낭창이란 말이 시에서 많이 나오죠
저도 참 많이 쓰는 정겨운 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쓰는 것도 발전이지만 보는 것도 큰 힘이 되겠지요
그래서 독불장군이란 말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시인님의 끊임 없는 열정으로 시마을이 환합니다
더욱 울울창창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경호 시인님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감상] 꽃들에 경배
2016년 03월 23일 (수) 16:23:25 김선근
꽃들에 경배
김선근
이름 모를 꽃, 셔터를 누른다
꽃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전송한다
친절한 해설과 시큰둥한 문자
꽃이라는 것은 한 생애를 다 바쳤다는 것
22살 복숭아빛 처녀의 꼭짓점
하강 곡선을 그리는 생의 변곡점에 서 있는, 꽃
높이와 넓이와 길이를 재어 본다
마사이마라초원 으르렁 거리는 사자를 죽여야
그 사자의 이름을 하사 받고 성인이 된다는, 이제는
코뿔소 정수리에 박힌 독화살을 뽑아주며
창을 꺾어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사자의 목에 걸어주는 청년처럼
눈이 맑아져야 한다
마라강 물살을 가르는 누떼 눈망울처럼 간절해져야 한다
한삼덩굴에 칭칭 감겨 꽃등을 밝힌 유홍초
한 생의 찬란함에 대하여, 소멸되어가는 죽음에 대하여
머리 숙여 묵념해야 한다
제비나비 호랑나비 박각시나비들이 탱고 춤을 추는 꽃밭
쉿! 삶과 죽음의 아찔한 경계에서 숨을 멈추고
무릎을 꿇어본다
[프로필]
김선근 : 전북 군산, 2006 문학공간 등단, 시마을 전 운영위원회 회장 역임
[시감상]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 시작할 것이다. 목련, 진달래, 개나리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봄의 축제, 시의 본
문대로 어느 한 생이 지나고, 또 어느 한 생이 다가온다. 자연은 늘 우리 주변을 공전한다. 한 번 쯤 그
공전의 중심이 되어보자. 꽃을 보자<. 글 :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2016.03.23 일자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고고,,,,,,
부족한 시를 김포 신문에 실어주신 김부회 시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감상 몇 번을 읽어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얽히고 매인다는 의미에서 카드는 코다리와 닮아 있는 듯 합니다
어쩌면 사는 일이 모두
어딘가에 메이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산다는 것은 어딘가에 메어 사는 것이지요
정신없이 살다 예순이 되고 그렇게 허둥지둥 늙어가는 것이지요
아침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화사한 봄날입니다
늘 환한 웃음으로 멋지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운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허영숙 시인님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모두 이 한 생에 코 꿰인 채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코뚜레 단단히 하고 파이팅 하며
하루를 살아내야 할 듯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당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만히 보면 코 안 꿰인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네 그렇지요 하루 하루가 바쁘고 힘들어도 파이팅하며 살아야 겠지요
다른 도리가 없겠습니다 ㅎ
백화제방입니다
이 봄 꽃처럼 예뻐지시길 ,,,,,,
감사합니다 조경희 시인님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다리처럼 코에꿰어 쭉 읽었습니다
마싯게
편안한 하루 되십시요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임기정 시인님
고삐를 단단히 맨 소들은 이제 논밭으로 나갈 것입니다
이랴 저랴 ,,,,묵은 땅을 갈아 엎어야 겠지요
언제나 버팀목처럼 서 계신 모습에 든든 합니다
부족한 시에 걸음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도 코다리 엄청시리 좋아해요
그런데 코다리라는 시는 최초가 아닐까요...김선근시인님이
제게 북어에 관한 한 편이 있긴 하나 코다리는 또다른 의미와 재미가 있네요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수유를 필두로 골목마다 목련 개나리가
벙긋벙긋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계신지요
결코 친구를 많이 사귈라 생각마라, 너의 화투패만 보여주는 것이다란
법정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요즘은 편하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있습니다
마음 편히 사는 게 작은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으로 정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소서
박광록님의 댓글
박광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구보니 온통 '코다리'신세 천지인 것 같습니다.
갑이 아닌 을의 처지가 태반인 세상이라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은유적 시대상을 거부감없이 진솔하게 읊어 내신,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나마 만나뵈어 반가웠습니다.
동인 모임 때 뵙지요.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박광록 시인님
그렇습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그 무엇에 누구에게
코가 꿰어 사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머리가 희끗희끗 해지고 주름살이 늘어 가는 것이겠지요
生이라는 것이 소가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형상이지요
기쁨은 잠시 그렇게 위태 위태 강을 건너는 것이 겠지요
공감으로 따스한 발길을 주신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