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그들만의 연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병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222회 작성일 16-06-01 21:31

본문

그들만의 연회 / 최 병국

풍금이었다고,

바람에 물들수록 하늘도 반 박자 가까워졌다

고운 옷을 입고

햇살마저 비켜가는 방패는 처음부터 없었다.

수목도 없는 뻘건 산

낡은 기와지붕의 이마를 툭 치고 지나는 바람의 때를 읽는다는 건

실패를 죄거나 풀 줄 아는 비법,

내 예닐곱 연들의 몸짓이란 구름이 가는 방향도 어렵다.

마당 좁은 응달에서

산과 집, 석양의 해가 뜬다.

조약돌만한 막내가 장독대 사이로 창을 내고 있다

굴뚝이 없으므로 연기는 솟지 않는다.

화가가 버리고 간 끝이 뾰족한 돌붓 위로

늦은 태양이 흘끔 쳐다보고 간다.

툭!

발끝으로 걷어 차 본다.

추천0

검색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6-02 11:33

그 연회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참 곱다는 생각.....
결국은..........연어처럼 우리도, 그들만의 곁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 까...싶은....
오랜만입니다. 병국님...^^
자주 좋은 시 뵈야 하는데....적조합니다.
반갑네요..
작품 잘 감상합니다. 오밀조밀.....잘 끌어내셨습니다. 단상과 풍경과.......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