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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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276회 작성일 16-07-08 14:06본문
낯 섬
섬에서 태어났지요
신촌 행 직행버스를 타고 주말이면 늘 다리를 건넜지요
그게 꿈인지
운명인지는 잘 몰랐지만
가출은 아니었어요
엄마를 두고 어딜 떠난다는 건
모험이었지요
순진한 중학생 이었어요
찻집도 텍사스촌도,
미국 어딘가 조그마한 섬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늘 친구들이 낯설었어요
서울말 쓰는 내가
그들도 낯설었을거에요, 아마도
그 섬이 어딘가 아득한 곳에
있을 것이라는 낯 섬,
섬에서 태어난 난 모든 것이 낯설어요
손에 움켜쥔 일본 연필과 물감
그리고 서울말을 쓰려고 애쓰는
이쁜 누나들의 노력과
밤이면 어김없이 쏟아져
웅크린 골목골목을 붉게 밝혀주는
유흥가의 눈빛도,
낯설어요, 내가
난 섬에서 태어났어요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모댁이 주내라는 곳이었어요
방학이 되어 놀러 가면 딱 저런 풍경이 있었어요
싸이키 조명이 새 나오고 현란한 여인들 옷차림
코 큰 이국인들 취중 고성...낯설었어요, 풍경이
섬 남자의 낯선 첫 경험이 낯 섬이 되었군요, 기시감에 젖습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원한 박카스 한 병 같은 박커스님.
저도 바쿠스 주님을 숭배하는데 같은 종교라니요.
소이작도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물때가 되니
바다 한가운데서 풀등이라는 모래섬이 솟구치데요.
서해의 물이 그리 투명한지
나폴리가 유명하다는데 풀등에 명함이나 내밀 수 있겠는지
무척 많이 놀랬습니다. 낯 섬처럼요.
더운 날 시원필~ 하세여^^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제일 싫어하는 섬이 낯 섬이에요
친화력이 없어서 낯 섬에는 홀로 고독해지지요
재미있게 풀어 쓴 낯 섬에
저도 잠시 머물다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업을 30년 동안 해온 저도 아직 낯을 많이 가립니다.
좌중을 이끌고, 유머를 만들어내고, 앞장서서 무언가를 꺼내고 하는...
그저 조용히 그 섬을 보고 느끼고 감상하는 것으로 끝내고 싶은.....
그러나 누가 그러데요,....당신만의 섬을 가지고 있다고,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낯을 낮으로 밝힐 수는 없었던 것 같은 느낌입니다.
더운데 시원한 상상의 섬으로 들어서겠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우~ 잘 지내시죠...
외모보다더 낯선 낯 섬
깊어 좋으네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섬
박수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