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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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6-10-17 20:32본문
가장들
주유소 앞 마네킹 아가씨는 인사만 하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한결같은 인사를 하지
고급승용차도 경차도 차별하지 않는 공손한 아가씨
늦도록 야근해도 애인 한 번 찾아오질 않지
짧은 치마 얇은 블라우스
유니폼 한 벌로 사계절 근무하는
검소한 아가씨는
한 겨울에도 외투 하나 사 입질 않지
어제는 건너편 고기 집에
빵빵한 공기 아가씨가 하루 종일 현란한 춤을 췄지
훤칠한 총각이 장단 맞추는 걸 보니
아마도 벌써 애인 사인가 봐
바람기 많은 저녁이 비틀대지만
남의 애인은 건드리질 않지
그저 꽂아만 주면
불평 없이 인사를 하지
한 치 오차도 없는 분업
저기 횡단보도 신호등 속
걷기만 하는 사람 좀 봐
누구하나 거들어 주지 않지만
먹여 살릴 입,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고
유행지난 얼굴로 지금이 유행이라고
몸으로 호객하는
근면한 가장들이지
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 1등은 언제나 기분이 좋아요.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는 바람풍선, 인사만 죽어라 하는
로봇아가씨가 눈에 선하네요.
재밌고 감동적인 글 감상 잘했습니당나귀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그림이 그려지는 시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광고풍선의 흔들림만큼이나
하루를 사는 가장들의 치열함은 그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라보기에서 또 좋은 시가 나오네요
자주자주 올려주시고용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단한 가장들의 대한 위로가 잘 드러난 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시인의 따뜻함도 베어나오는 훈훈한 시,,,,
감사드리며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흠 가을이 깊어가네요.
구름들 단풍놀이 끝나면 쾌청하겠지요.
꼭 그리 믿습니다. 성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만에 뵌 얼굴, 짧은 시간이라 반갑게 인사 못했습니다
어려운 걸음에도 밝은 웃음, 감동이었습니다.
시 잘쓰시는 성영희 시인님!! 아픈 안색 걷어내시고 밝은 웃음으로 원샷!!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시인은 매의 눈...
일상 소소함도 놓치지 않고 알찬 사유로 연계하는 시인의 통찰에...박수...
본문에 등장하는 모두가 가장들...시의 백미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