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봉낙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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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918회 작성일 17-06-30 08:09본문
단봉낙타의 하루
김선근
동암역광장 노파가 구걸을 하고 있다
쨍쨍한 볕이 송곳 부리로 반쯤 열린 등짝을 쪼고
옴팍 죄를 뒤집어쓴 채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살아서는 성전에 들어갈 수 없는
저 미문에 앉은뱅이
광장엔 배낭을 멘 젊은 연인들
쏴아 쏴아
보랏빛 여명을 갈매기 꼬리처럼 흔들고 오는 거문도
몽돌들이 찌르레기처럼 울어댄다
휘어진 등이 점점 솟아오르고
한 무리의 비둘기가 둥근 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때 발가락 잘린 비둘기가 외쳤다
망설이지 말고 쏘아
명중시키란 말이야
탕
쨍그랑, 턱, 덕 덕
황급히 깡통을 흔들어 본다
툭, 저녁 떼거리가 넝쿨처럼 떨어진다
노을이 낙타를 업고
절 뚝 절 뚝
서녘으로 사라진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가슴아픈 일입니다
귀한시 잘 읽었습니다
오늘이 불금 불안한 금요일이네요
불타는 금요일로 되시길,,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임기정 시인님
항상 따스하고도 온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는
시인님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잔뜩 찌뿌린 날씨지만
마음은 환하시길 바랍니다
늘 고운 정에 고맙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 바라보는데 먹먹해지기만 하네요.
화자는 그저 이미지만 내려놓고 있는데
독자는 울먹이다가 마음이 캄캄해지겠습니다.
언제라도 75도 술 한잔 바치겠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부끄러운 글입니다
좋게 보아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 죄도 누구의 죄도 모른 채 오늘도 쨍쨍한 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노파의 생은
사막을 유리하는 한 마리의 낙타겠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활연님
고맙습니다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미지가 역동적으로 전환하네요.
연연마다 멋진 표현에 머물다 갑니다.
'발가락 잘린 비둘기' '노을이 낙타를 업고'
와!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여름 더위에 잘 계신지요
넉넉함과 온화함으로 다가오시는 시엘님
늘 융숭 깊은 시로 저를 감동케 하십니다
저야 필력과 상상력이 미천하여 본데로 쓰는 참 단순한
시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선지 함부로 시를 내 놓기가 어렵고 조마조마합니다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오랜만에 참 반갑습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문득
오늘도 고행의 사막을 걷고 있을 단봉낙타들이 떠오릅니다.
비정규직, 미화원, 노숙자, 고아, 노약자......
멋진 은유와 생생한 표현들 공부하고 갑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용두 시인님
더위에 잘 계신지요
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좋은 시에 감사합니다
네 시인은 낮은 곳 가난한 곳을 바라봐야 겠지요
그 분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의 노래를 써야 겠지요
시인님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름의 계절은 조건이 좋은 일상이지요... 추운 겨울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걷는 사막이 더 고행일지도 모르지만...
아무 곳에서라도 뭉친 다리를 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작은 친절과 배려가 태양처럼 커 보이는 하루이네요...
자주 뵈니 더욱 좋네요...선생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반갑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있는 자는 사계절 무슨 불편이 있겠는지요
가진 자는 죽을병만 안 걸리면 무사통과지요
그러나 가난한 자는 여름이면 여름 겨울이면 겨울
계절에 시달리며 어깨를 짓누르는 온갖 것들에
고해 같은 생을 살아갑니다
늘 겸손함으로 중후하게 다가오시는 이종원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부러진 허리와 저녁노을의 풍경이
힘든 사막을 건너는 단봉낙타의 모습을 닮은 것 같습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이 읽힙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위에 건강하신지요 반갑습니다 허영숙 시인님
그렇습니다 밀림이나 초원에 살았을 낙타
그러나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사막에서 무거운 등짐을 지고
가시이파리를 뜯으며 살아가는 낙타
주위엔 그렇게 천형처럼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스한 걸음에 감사합니다
박일님의 댓글
박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 앞에서만도 훌쩍이고 마는 나라니,
건안안하시지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얼마만입니까 박일시인님
근황이 궁금했는데 뵈오니 정말 반갑습니다
폭염이다 장마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잘계시는지요
이곳에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시는 일 형통하시고 언제 같이 뵈올 날을 고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