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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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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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조회 937회
작성일 17-09-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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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성영희
가문 밭에서는 오이도 비틀어진다. 시든 줄기 끝에서 꿈틀, 몸 한번 틀었을 뿐인데 볕은 순간을 굳힌다. 채소들이 웅크리거나 휘어진 것은 모두 물을 찾는 몸부림일 것이다. 일직선인 밭고랑도 자세히 보면 물이 많은 쪽으로 휘어져 있다.
봄에 로터리를 치는 트랙터도 물의 방향으로 살짝 방향키가 돌았을 것이다. 휘어진 꽃은 없는데 열매들이 저렇게 휘어진 것은 비틀리면서 떨어진 꽃의 갈증을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휘어진 열매와 비틀어진 채소들,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때 고랑은 제 물기를 모아 젖을 물린다. 그 밭에서 평생을 보낸 어머니도 허리가 휘어져 있다. 우주가 꿈틀, 휘어진 것들로 은혜를 거둬들이고 휘어진 것들로 뭉클하게 한다.
2017 한울문학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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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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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꿈틀
잘 읽었습니다 찬바람과 같이 명절이 찾아왔습니다
명절 때면 괴로웠는데 요즘은 꿈틀도 귀찮은가 봅니다
덤덤이와 놀기로 했습니다
명절 알차게 보람차게 힘차게 보내세요
좋아요 어딧지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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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않는데 고랑은 제 물기를 모아 모든 것들을
꿈틀 거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등잔불 밑에서 고요하게 다시 읽고 시 한 편
만나고 갑니다 ^^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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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늙어 버린 끝물 오이밭을 본적있지요.
아니면 좀체 상상하기 힘든//
잘 감상하였습ㄴ;ㅣ다.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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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맛이 있어요.
깊은 사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