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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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859회 작성일 17-10-18 12:35본문
초록 서체 / 오영록
나무속에는 각자(刻字) 공이 살고 있다
겨우내 나무속에서 자음과 모음을 조탁(彫琢)하였다가
일시에 내 걸었을 거다
둥근 곡선과 꽃처럼 수려하게 조탁하였다가
이른 봄부터 연등처럼 가지가지 초록의 활자를 매다는
상판(上板)의 손길
목구멍을 닮은 나이테와
남쪽으로 가지 하나를 더 뻗는 오행의 법칙
햇볕에 단단해지고 소나기에 쓸렸으므로
어떤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서체
어떤 난장이어도 울긋불긋 물들일 수 있는 서체
가을이면 일시에 수거하여 다시 조탁에 들어가는
그 수고를 아끼지 않는 장인이 있다
나무에 귀를 대보면 그 조탁하는 소리가
쿵쿵 들리기도 했다
숲에 들면 메아리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떤 나무에는 자음과 모음이
장엄하게 조탁 된
경기천년체가 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7 경기도 전용서체 공개기념 SNS시(詩) 공모전 대상
강태승님의 댓글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군요-대상 축하드립니다 -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저 역시 오늘 네 그루 나무 조경하면서
오시인님 시 떠 올렸습니다
<귓속말> 베어넨나무 옮기면서
박해옥님의 댓글
박해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렇게 훌륭한 글을 쓰셨으니 대상은 당연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오시인님
나도 가끔 산에 오를 때면 나무에 귀를 대 보기도 하고
물관에서 뭔 소리라도 나는가 들어봤는데 헛 공상 뿐이었어요
시가 차암 좋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합니다. 세상 문학상은
다 끌어모아 큰 횃불을 올릴 듯.
봉화가 오르면 달도 기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