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 지금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그때나 지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104회 작성일 17-10-24 17:47

본문




그때나 지금*



그때는
살강에 얹어 놓고 조금씩 꺼내 먹었다
가끔은 술집 구석에 누설하기도 했다
꽃눈 트이는 봄날을 걸어 흰 꽃비 뿌리는

겨울에 그쳤다 푸른 쇄골을 보았고

살정이 붙었는데 압정 같은 거였다
한낮 숲에서 새소리를 듣거나 사라진 골목을
찾거나 포플러 마주 선 길을 걷기도 했다
백년 동안 걸어갈 길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모퉁이를 돌아서면 너는 깜깜하다


지금은
편린이 모여들면 물살 차고 나갈 힘이 생긴다
기억은 부레처럼 떠올라 가볍다 달음박질도
숨차지 않았다 강기슭이나 해변에 닿기 위해
품새를 익히기도 했다 왠지 그늘을 들키지 않으려
잔털 돋은 감정은 숨겼다 
척후斥候를 보내고 마음은 늦게 도착했다
몇 라운드를 뛰어야 마음이 편해질까, 링에 두 팔
걸친 선수처럼 불콰한 감정을 다스리기도 했다
늙은 복서는 감정을 번복하지 못한다
노련할수록 지치는 법이니까


그때나 지금
반쪽 달 기워 수레바퀴를 걸기도 했으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멀었다
두발짐승의 겹눈은 초점이 맞지 않았다 
거꾸로 매달려 발가락으로 피를 보내는
동굴박쥐처럼 눈이 붉다



* 홍상수 감독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차·변용.   
 

추천0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란...이처럼 곱씹는 마력이 있어야 하는데...
노련하나 지치지 않는 깊은 내공이 지금지금...
가을이 성큼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 주려 하네요

Total 822건 5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22
구름슬러시 댓글+ 7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 08-16
621
재정비할 때 댓글+ 6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0 08-15
620
조율 댓글+ 1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9 0 08-17
619
초록 서체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0-18
618
향일암에서 댓글+ 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9 0 08-25
617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0 10-17
61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09-05
615
꿈틀,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09-30
614
평화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0 07-27
61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0 0 09-15
612
해녀들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 09-21
611
점이 댓글+ 4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7 0 10-12
610
깃발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 10-23
열람중
그때나 지금 댓글+ 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 0 10-24
608
인화 댓글+ 6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10-25
607
구름등기소 댓글+ 12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10-29
606
내소사 동종- 댓글+ 6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11-26
605
단풍들다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10-30
604
새품* 댓글+ 1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 11-01
603
인썸니아 댓글+ 10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 09-04
602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0 11-08
60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2 0 11-03
600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 11-16
599
왕벚나무- 댓글+ 7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11-18
598
도장을 새기다 댓글+ 1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11-23
597
구름 빵 댓글+ 10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8 0 11-23
596
폭설 댓글+ 1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2 0 11-24
595
겨울비 댓글+ 7
박광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 11-28
59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1 0 03-04
593
댓글+ 7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11-28
592
구들장 댓글+ 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04-22
591
행복한 집 댓글+ 2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0 01-15
590
날아라 십정동 댓글+ 16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4 0 11-30
589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0 12-01
588
겨울장미- 댓글+ 3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 01-21
587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12-04
586
갯마을- 댓글+ 4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01-12
585
첫눈의 건축 댓글+ 14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1 0 12-05
584
여의도 바람- 댓글+ 9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2 0 12-07
58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 12-07
582
풀잎아씨- 댓글+ 8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7 0 12-21
581
김 씨 댓글+ 1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0 12-08
580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 12-13
579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5 0 12-14
578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0 12-15
577
수묵화- 댓글+ 3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12-18
576
우울의 풍경 댓글+ 1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0 12-20
575
나목 댓글+ 9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0 12-20
574
발굴 댓글+ 9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0 12-21
573
필생의 호흡 댓글+ 11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0 12-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