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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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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23회 작성일 17-12-21 02:07

본문

풀잎아씨/장 승규



저무는 석촌호수
서호 길섶에 등판 너른 바위 하나
여전히 삐딱하다
아직도 등판은 넓어서
둘레길 걷다가 
별 보며 쉬기에 맞춤이다

호수는 늘 바람이 만만치 않았다

반평생
오도 가도 못 하고
가난한 등판에 뿌리박고 사느라 억세진 
풀잎아씨 
두 손 붙잡고 용서 빌고 있다

후회없다 후회없다
바람 없이 
도리질하는 풀잎아씨




**잠실에는 석촌호수라는 작은 호수가 있다.
서쪽을 서호, 동쪽을 동호라 불리고 8자처럼 생겼는데, 나는 서호를 더 좋아한다
아마 둘레길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일 것 같다.
둘레길에 울창한 나무가 여름에도 뙤약볕을 가려서 걷기에 맞춤이다

그 둘레길을 돌다 보면 등판 너른 바위가 물가에 엎드려 있는데,
물 바깥이라 물고기를 잘 잡을 것 같지도 않고, 삐딱하니 빗물이라도 많이 고일 리가 없고,
나처럼 무능해 보인다. 여기가 1차 시발점이다.
세상에, 그 바위 위에도 풀이 나 있다.
얼마나 고생이 심할까? 이 만만치 않은 세상에, 그 삐딱한 바위 위에 삶이...

나는 고운 아씨를 데려다 
젊어서는 아궁이 연탄 가느라 생눈물 흘리게 하고,
쥐꼬리 봉급에 물 달라 밥 달라 거들먹거리기나 하고,
이사를 몇 번이나 다녀도 회사일 핑계로 한 번도 함께 한 적 없고,
아직 호강 한 번 시켜주지 못하고선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함께한다면서 눈치나 보고,
이제는 주름지고 탄력 잃은 피부 두고, 그래도 곱다 곱다 안심이나 시키고,
그렇지, 피부보다 마음은 곱다.

암. 용서 빌어야지, 아씨께


추천0

댓글목록

박커스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하시지요 시인님.
충주 어딘가 식당에서 가위바위보 게임 했던 기억이
매우 아프게 생각나네요.^^ 농입니다.
석촌호수 근처가 삼전도,
뭉클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잘 감상햇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회없다 후회없다//
도리질 하는 풀잎의 삶,
한 낱 풀잎에도 철학이 담겼네요
남은 년말도...굿 데이.

성영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이면 더욱 꼿꼿해지는 억새풀
저도 그 옹골진 정신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뵐때마다 참 편안한 분이시다 생각들었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산 시집이 곧 출간될 것 같습니다.
그 활어들은 수족관을 나와
별자리로도 가고 독자에게로도 스밀 듯.
요즘 타작하는 일!
풍년, 상모돌리기 같습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인님들 덕분에
부끄러운 시라도 다시 올립니다.
다녀가신 박카스님, 문정완님, 김부회님, 산골님, 명윤님, 성영희님, 활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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