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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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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755회 작성일 18-01-05 01:14

본문

낯선 섬/장 승규



파도에 밀리는 섬이 있다

파도는 늘 한 방향으로만 미는데
저무는 바다에
닻을 들고 떠다니는 작은 섬
어디든 닻을 내리지 못하고
엎어진 물방개처럼
키 낮은 너울에도 휘둘리고 있다
이생의 바다에선
어디든 닻을 내려도 너울성 멀미가 나
차라리 들고 한 생을 떠다니는가
닻이 뿌리가 되도록
동백섬처럼 깊이 내리지도 못하고
미는 대로 밀리지도 못하고

떠다니는 삶에게는 태생 같은 건지
파도는 와아와아 소리로 몰려와 
항구 밖으로 내민 적이 없다 항변하는데
먼 바다 여기 낯선 섬 하나
파도 소리에도 밀리고 있다

처음 그 항구로




** 오래전에 해운대 미포항에 간 적이 있는데,
갈려고 간 게 아니니 발견이었다.
참으로 우연히 발견한 작은 어항이었다.
해운대 우측 끝에는 동백섬이 있는데, 좌측 끝에는 뭐가 있을까 싶어서
달맞이고개 아래, 좌측 끝에 갔더니,
세상에, 그곳에 이리 작은 포구가 있을 줄이야.

그런데 그 앞바다에 떠다니는 작은 고깃배들
포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은 약간은 움직이긴 하나 편해 보이는데,
닻이 있는데도 닻을 내리지 않고
파도에 휘둘리고 떠다니는 모습이 어째 나의 처지 같아서... 여기가 이 시의 1차 시발점이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진주로 서울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까지...
무엇하느라 떠도는지.
섬처럼 어디든 닻을 깊이 내려서 살지 못하고 떠도는지.
고깃배야 고기를 잡느라 떠돌겠지만,
나는 왜 떠돌아다니는지.
그 작은 배들은 물 위에 사니까 파도에 휘둘린다 치고
땅 위에 사는 나는 왜 이리 허둥대는 걸까
이건 아무래도 떠도는 것들의 태생이지 싶었다.

남아공에 닻을 내리고 산 지 어언 30년
그래도 역시 타국이라 섬처럼 산다
그때의 시를 퇴고하다 보니
이즈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싶기도 하고...

나도 결국 고기를 잡느라 떠도는 거였고,
나에게 닻은 결국 나의 의지였다.
추천0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젊을 때에는 고향을 등지고
긴 항해를 하였는데
점차 나이가 들어가니
나도 모르는 사이
고향 근처로 와 있었습니다,
공감 가는 시 잘 읽었습니다.

이명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습작노트 마저 읽으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렇게 시를 쓰시는 일이
조그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정님
아무래도 낯 선 바다에선
파도가 더 심하지요.

낯 익은 사람들, 풍경들...
고향 근처로는 못가더라도 한국으로는 가야겠지요.

명윤님
마음이 무거워지시면 안 되는데. ㅎ
의도한 바가 아니거든요.

오랫동안 쉬고있다가,
최정신동인님의 아름다운 성화에 못 이긴듯 시작했더니
시를 쓰는 일이
많이 위안이 된답니다.
고맙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포항, 지금은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가득합니다
미포라는 이름답지 않게,
그 많은 배들은 이제 없습니다, 유람선만 떠다니지요

그래도 이 시를 읽으니 그 미포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시의 좋은 점은 이렇게 과거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숙님

남제가 우연히 미포항을 발견하였던 때가 아마
1998년 쯤 되지 싶어요.

도심 같던 해운대 한 쪽에
그림처럼 어항이 있다는 거
통통배가 떠있기도 했구요.
신기했었어요.

많이도 변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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