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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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884회 작성일 18-02-27 09:52본문
엇노리*
최정신
무릎은 복숭아 속살이어야 한다
한사코 피마자기름 들고
내 무릎에 집착하던 당신,
짐짓 당신 무릎은
무명 치마 속 깊게 숨긴 부끄러움이었다
나는 그 감춤을 자꾸만 들춰
두들두들 손마디로 음 소거 자장가를 듣곤 했다
신여성 날개 꺾은 시살이는
삼실 비벼 길쌈 짓느라 피멍 가실 날 없었다는 무릎을 들려주던 밤,
싸락눈 쌓이던 소리 귓등에 아삼했다
삼실처럼 질긴 명이 되라고
윤달에 지은 베옷 한 벌
것도 말짱 헛소리,
육순 막 넘긴 해 말끔히 차려입고 목실로 이주했다
폐업한 생이 십수 년,
월수 찍듯 보름밤이면
매끈하고 둥근 무릎이 창틀에 걸터앉아 궁금을 염탐한다
苦海에 두고 간 나룻배가 못 미더워 노심초사 내려 본다
어쩐 일로 빛이 처연할까
슬픔의 문양은 둥글었을까
사사건건 엇박자 장단이나 맞추던 나는
이승 버린 후에도 맘 못 놓는 애물단지,
무사한 무릎 접어
안심 한 잔 진설할 기일이 달 포 남짓 남았다
*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릎은 복숭아 속살이어야 한다..
여기서 시가 끝나버리네요,
첫 행에서 한참을 머물다,,다시 시를 읽습니다.
엇노리..
최시인님의 대표작이 될 작품같습니다.
멋지네요..^^ .
분홍빛 속살로 봄이 오네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시가 나를 따 시키고
달수니만 좋아해서 질투가 백단이예요
그래도 나무라지 않고 격려로 힘을 주니 넘 감사^^
4월의 통영바다는 절풍이겠지요? 그 미소가 그리움의 첫장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악과 함께 읽는 엇노리.....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 입니다
차분하고 아련한 서술이 오래오래 여운으로 남습니다
동인방에 작품 자주 볼 수 있기를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길도 평소 자주 걷지 않으면 덤불이 쌓이듯
시의 길도 마찬가지 같아요
봄과 함께 詩가 오시는 길 자주 닦아야 할텐데...
울력의 도반길 함께 해 주어 고마워요^^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사건건 엇노리로 놀지마시고
이처럼 자주 오세요.
이제 거꾸로 되었습니다. ㅎ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각주를 안달라고 했는데...
장시인 때문에 달고 말았네요
저 글은 오래 전 꾸리다 창고에서 곰팡이나 피우던 글인데
시제 때문에 용기 낸 글이에요
서술이 고리타분해서 버릴려니 아깝고 내 놓자니 진부하고...
해서 말인데요
사사건건 엇박자로 놀지 말라고 해야 해요 ㅎㅎ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 ㅎ
그러게 어려운 건
각주를 달아주면 얼마나 좋아요.
어원이 어딜까요?
엇노리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또한 엇노리 소리만 들어도 뭉쿨하는데
시인님의 시를 접하니 그 사모곡이 더욱 가슴속 축축하게 다가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훌쩍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웅숭깊에 풀어내신 시어들이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봄이오기는 왔는데// 가슴이 시린것은
왜일지요..// ㅋㅋ 봄볕이 화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