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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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008회 작성일 18-05-23 10:16본문
섬진강
최정신
삼월, 게으른 눈발이
뒷걸음질 멈짓
진주 지나 하동포구
평사리 사십리 한 물목
첫 연은 매화라 쓰고
둘 연은 산수라 쓰고
삼 연은 대숲이라 쓰는데
여백을 동백이 채운다
윤슬이 받아 적는
꽃타래 헝클어진 시를 언제 다 읽고 가라고
봄빛 하양 긴 날을 그리 읊는가
자꾸만 쓰지 마라
그토록 시울 깊은 절경의 시를,
천근 카르마는 어디쯤 부려야 하나
천릿길 더듬어 물 주렴 사연 따위 너에겐 소용치 않은 줄 알았더니
그짝 설움이 더 깊다니
수양버들 잇바디가 물색을 닮았음은
저도 강 따라 흐르고 싶나니
어쩌랴 흐르기는 너나 나나
한결,
화개장터 목로에
벚굴 한 점, 막걸리 한 모금,
너는 젖고 나는 취한다
구례, 소(沼) 깊은 계곡 거슬러 화엄에 들면
백매도 흑매도 한 오백 년 늙는다니
기리운 마음은 내 몫,
기어코 하룻밤 저승 살이 온 듯 머물어 주마
<2018, 동인시집 "동감"p 100>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은 돌보다 무겁다
강형철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는
당신이 사랑하는 나조차
미워하며 질투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이 가버린 뒤
고생대 지나 빙하기를 네 번이나 건너왔디는
은행나무에 기대어
견딘다는 말을 천천히 읊조립니다
무엇이 사라진 것인가요
당신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심연으로 가라앉는 돌맹이
앞서 깊어가는,
저기 그리움이 보입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때쯤이면 매실 자라는 모습
하루가 다르게 보이지요
그 매실 자라는 모습만큼
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언제나 시마을에 큰 힘이 되어주는
최정신시인님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나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혔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 갈 수 있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정님..,나 산산조각이 날거 같아요
오전 산행 3시간...숲 속이 완전 천국
자연이 리모델링한 축제장, 흠뻑 젖다 왔어요
싱그런 오월하늘 만평 임기정 앞으로 등기 ㅎㅎ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섬진강 따라가면
재첩도 있고 벚굴도 있고
참 아늑한 풍경이지요
강 따라 흐르고 싶은 적 많았던...
하동, 구례, 언제 들어도 정겨운 지명.,
최시인님 눈빛 따라 달려가는 아침,.
정갈한 행간이 섬진강 눈빛을 닮아
마음의 옷깃을 풀어놓게 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라도는 그 지명만으로도
정감어린 시적 상징이 되더군요
베풀어 준만큼 못미치는 글입니다
요즘 서피랑 붓질이 오월 숲 속 같아요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름다운 시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니는 곳 마다 시 한편 챙기고 다니십니다
저는 여행은 자주 다녔지만 몇 편 못건진 듯.....
깊이의 차이 일까요,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