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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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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03회 작성일 18-10-22 16:08

본문

옥탑방이 사는 법





                      옥탑 방을 얻을 때는 튼튼한 난간이 없어 밖이 잘 보여야 한다

바람 소리 구름 소리 새소리가 잘 들어와야 한다

 

점심으로 라면을 배불리 먹고 물끄러미 아래를 내려다본다.

외식하고 돌아오는지 집주인이 고급승용차에서 내려

어기적어기적 들어온다.

내가 내려다보는 줄도 모르고 전봇대 발가락에 가래침을 뱉었다

가래침으로 여러 개의 시선이 동시에 꽂혔다 

내 눈알도 꽂혔다

고기를 먹었는지 피 냄새가 물컹거렸다  

 

번쩍번쩍하던 차도 뿔뚝 나왔던 배도 아주 허름한 구제에서 보았던 장난감이다

그렇게 권위적이던 모습이 순간 내 발밑이다

그러고 보니 늘 내 밑에서 먹고 자고 으스댔다

 

정육점 김 사장도 빌딩이 몇 개라는

박 사장도 아주 하찮은 땅강아지처럼 바닥을 긴다.

휘황찬란하던 불빛도 발아래로 보이고

구름 위에 있는 천국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멀리 보이는 종탑 십자가마저 눈 아래로

아내 사랑도 잠시 아래로 보인다

 

가끔 날개를 가지고 싶었던 적 있다

비둘기도 건물 중턱으로 날아든다

난 날개가 없어도 저 날개보다 위에 있잖은가

 

거리의 아비규환이 악을 쓰며

건물 벽을 기어오르다 주르르 미끄러지고

또다시 오르다 미끄러져 나동그라지곤 한다

 

나는 지금 비스듬히 구름 베개를 베고 누워

반쯤 감긴 눈으로 발밑 저들의 아비규환을 물끄러미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다

 

저들은 여기가 천국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사찰로 예배당으로 손바닥 발바닥 되도록

쫓아다니고 있다.

 

모두가 발아래다.

추천1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으면서 자동으로 동화되고 융해되어 옥탑방의 주인공이 되어봅니다. 시인의 시선을 쫓다보면 폭넓으면서도 놓치지 않는
집요한 추적을 느낍니다. 그 집요함은 자리를 가리지 않고 시공을 초월하여 파닥거리는 습작의 날갯짓에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시를 읽었을 때 솟구치는 감정도 좋은 시를 쓰는 시인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합니다.
거듭 축하드립니다. 형님!!!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창밖의 풍경도 그러하지요
안에서 쳐다보는줄 모르고
옥탑방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더욱 환하게 다가 오는것 같습니다
우수작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영록 시인님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탑방에 대한 진술들이 신선하고 멋집니다.^^
옥탑방 한 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저도 축하드립니다. 오영록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상작이군요.
옥탑방 뜨거움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하우스가 아니라 홈이 삶의 질을 높이듯
따듯한 옥탑방이  휑한 건물보다 더 따뜻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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