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유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96회 작성일 18-12-05 11:08

본문

유령

 

 

 

사후 떠나는 줄로만 알았던 영혼은

죽음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천 년을 유령으로 살았다

 

자정을 넘긴 이슥한 밤

안개 자욱한 47번 국도, 홀로 고향 집에 가던 중

유령을 볼 수 있다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 있었다.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므로

포기할 수도 없는

 

첫째 동승자가 없었고

둘째 자정을 훌쩍 넘겨 새벽으로 초침은 가고

셋째 안개가 자욱하여 한 치 앞 구별도 힘들고

넷째 지는 초승달이나 뜨는 그믐달인 날

다섯째 사고 지점과 사고 원인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첫 번째 유령은 새벽시장에 갔다오다 교통사고로 직사했다는 그 젊은 사장이었는데 공사장 마네킹으로 위장하고 차를 세우고 있다

하마터면 설 뻔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따라갈 뻔했다

바퀴를 잡고 늘어지는지 밟아도 차가 나가지 않았다

뒷머리를 잡아당기는지 차 안에 강풍이 일었다

 

두 번째 유령은 혼자서 콩쿠르 갔다 오다가 다리 밑에서 겁탈당하고 목 졸려 숨진 바로 그 다리였다 다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럴 것이라는 예감이 지배적이었다. 예감은 적중했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에 빨간 스카프에 목에 칭칭 동여진 생전 모습 그대로 앳되고 예뻤다. 일순 엉큼한 생각에 하마터면 왜 여기에 있느냐며 친절히 태울 뻔했다. 마침 집에서 기다리던 마누라가 건 전화벨 소리 아니었으면 이번에도 여지없이 당할 뻔했다. 이번에도 꽉 닫힌 차 안에 강풍이 일었다

 

죽음의 곳곳마다 우글거리는 유령들

얼마나 거리를 헤매고 다녔는지

생전의 모습에서 많이 늙거나 추하게 된 사람도 아니 유령도 보였다

바퀴를 칭칭 감고 도는 웃음들

 

힐끗 룸미러로 보이는 내 몰골도

이미 유령이 된 지 오래였다.



2018 겨울 탄천문학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이 허 하면 불현듯 나타나는 유령
어머나,
깜짝이야
후들거리는 다리 간신히 붙들고
휴, 거울을 보는 순간
쿵,
기절초풍
가끔 저도 그래요 제 모습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거든요
오영록 시인님 시
잘 읽었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퀴를 칭칭 감고 도는 웃음들,,

그게 유령이었네요,
생사를 한자리로 불러모았습니다.
멋진 감각,,^^

Total 808건 9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08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 08-21
407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1 12-01
406
댓글+ 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1 03-18
405
벽 속의 문 댓글+ 3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 09-05
404
환풍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7-16
403
내소사 동종- 댓글+ 6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0 11-26
402 한인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 09-07
401
민들레 유산 댓글+ 5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 02-23
400
겨울비 댓글+ 7
박광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5 0 11-28
399
인썸니아 댓글+ 10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09-04
398
단풍 구경 댓글+ 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1 12-23
397
댓글+ 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08-09
396
뚱딴지 댓글+ 6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7-30
395
장마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7-13
39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1 05-12
393
물숨 댓글+ 1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4-16
392
손가락 지휘 댓글+ 6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0 04-02
391
깃대- 댓글+ 6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0 01-27
390
낙화 댓글+ 6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 04-03
389
함박눈 필법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9 0 04-24
열람중
유령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7 1 12-05
387
엄니의 흔적- 댓글+ 6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0 02-26
386
유산(遺産)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 08-09
385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0 10-08
384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1 05-28
383
태풍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09-04
382
12월 댓글+ 4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1 12-08
381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1 02-22
380
환지통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09-05
379
고슴도치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08-13
378
사슴의 행방 댓글+ 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1 03-24
377
그 집 앞 댓글+ 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2 05-29
376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0 04-18
375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0 04-05
37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0 06-04
373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07-29
372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 01-31
371
알람 외 1편 댓글+ 2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1 12-01
370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2 0 11-10
369
먼 배웅 댓글+ 8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3 06-01
36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1 04-23
367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0 05-25
366
어린 것들이 댓글+ 8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07-15
365
적的 댓글+ 4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0 08-14
364
오발탄 댓글+ 10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2 01-07
363
정점 댓글+ 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1 01-09
36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5-12
361
뻐꾸기 댓글+ 6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 06-20
360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1 02-28
359
고레섬 댓글+ 4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0 03-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