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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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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70회 작성일 19-01-04 08:33

본문

문병


이명윤



엑스레이에 구름 낀 하늘이 찍힙니다,


어제 아팠던 내가

오늘 아픈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서로의 병명을 묻느라 이번 생은 다 소비하고 말 것 같습니다


병동을 들어서면 늘 벌거벗은 기분이 들지요

내 몸 구석구석 스캔하는 환한 불빛들, 가끔씩 숨을 멎고

눈을 깜박거려야 넘어가는 화면들

복도엔 오늘도 역시 알 수 없는 냄새들이 흐르고요 마스크로 가렸지만

눈빛을 숨길 수 없는, 질문들


신이 우리를 통제하는 지루하고 오래된 방식을 알고 있습니다

웃음은 어느 공사장 난간에서 골절되었다는군요

고요한 병동은 시간이 고여 있는 노란 연못 같습니다


당신은 누워 링거만 보고

우리는 서서 당신을 봅니다


아프지 말고* 살아가는 일, 이 세상에 없는 문장을 위하여

어제 아팠던 내가 오늘 아픈 당신을 위로하러 왔습니다

이것은 계절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연대


병실 문을 나설 때까지

그늘진 침대에서 돌아누워 있는 등을 봅니다

바위처럼 아픈 것입니다,

아무도 찾지 못하는 숲 속에 혼자 있는 것입니다



*자이언티(Zion.T)의 노래양화대교에 나오는 그 '아프지 말고



-웹진 시인광장20191월호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
세상에 아프지 말고
떠날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이지요.
저는 병문안 갈 때
빈 병을 들고 갑니다
그 병속에 그 환자의 병명을 넣어
꼭 막고 땅속 깊이 파묻어주곤 합니다
얼른 쾌차하라는 의미에서
이명윤 시인님
시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고
우짜는 언제 사줄껴
ㅎㅎ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 거제도에 있는 그 형님집에
다녀왔습니다. 누나만 있고
형님은 광주의 어느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다더군요,
육십이 훌쩍 넘으셨는데도
여전히 힘든 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하시지요,
몸이 재산이고 몸이 전부인 분들..
새해엔 다치지 말고, 아픈 곳 없이 건강하시기를,
산적형님의 빈 병,
그거 아무래도 미신 같음요 ㅎㅎ
암튼 고맙고, 형님도 평온안 주말 되시길,
우짜? 올해도 우짜, 웃자구요 ㅎㅎ^^

성영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위처럼 아픈 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픈 곳을 스캔하는 첨단 장비처럼 고급지네요.
좋은시로 벽두를 활짝 열어주시니 돼지도 방긋 웃겠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니 머니해도 건강이 최고지요
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피랑님의 눈빛은
톱밥난로보다 온유하고 따스합니다
올해도 진정성 있는 좋은 시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늘 파이팅하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렇게 고급진 문병을 나는 생각이나 해봤나? 가슴에 담아는 봤나?
그래도 슬쩍 시인님의 싯귀에 얹어 자연스럽고 마음 훈훈한 발길을 놓아두시는 걸음을 허공에 찍어봅니다.
다음엔 이 시에 맞는 문병, 걸음을 하나씩 놓아두고자 합니다. 그러나 잘 될까???  역시 좋은 시 읽는 시간은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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