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날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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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37회 작성일 19-04-02 16:10본문
아버지는 아날로그다 / 허영숙
논둑에 박힌 삽자루는 아버지의 기지국이다
복사꽃이 피면 논물을 대다 말고
한 개비의 담배에 전원을 넣는다
그곳에도 봄꽃이 피었는지
봄이면 앓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괜찮은지,
걱정의 고랑을 일구는 궁금한 소식들
담배연기를 타고 전송된다
아버지는 비싸고 귀한 것들은 모두 이불 속에 둔다
새참처럼 당도하는 딸의 안부를 들녘에서도 받으라고 보낸
손전화기 한 대도 이불 속에 두고 아버지는 늘
부재중이다
지루한 겨울을 나던 나무의 기지국은
새로 돋는 한 잎의 안부로 성업 중인데
소리샘에 고인 딸의 목소리조차 귀한 듯 넣어 둔
이불 속 또 다른 기지국은
여전히 감감하다
댓글목록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을수록 아랫목처럼 따듯한 시네요.
어쩌면 세상의 어머니 아버지들은 다 똑같은지도 모르겠어요.
통화가 안되면 걱정스런 마음에 꼭 몸에 지니고 계시라해도
고이고이 이불속이나 침대 머리맡에 두시고 자연과 교신하는 부모님들.
허시인님 마음만큼이나 정감있는 시 잘 감상했어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저도 아버지에 손전화치고 싶은데
고향에 살면 서도 아버지 계시는 산
잘 갈수가 없네요
음악까지 이 맴을 흔드니
아부지
보고싶다요~
나이 들면 맴도 약해지는가 봅니다
광주리에 이고 오던 새참처럼
시 맛있게 읽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국에 기지국을 건설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벨평화상은 따놓은 당상이고 아마 투자자들이 엄청 몰려들겠지요.
저도 응답없는 문자와 톡을 보내는 중입니다만 발신의 흔적도 흐릿하고 수신은 없는..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부럽다
한 잎의 안부는 저리 파란 가지국을 세우는데
나를 주신 분들은 어디 쯤 기지국을 세우고 계신지?
오늘은 수신자 불통에 전원을 넣어 보아야 겠네요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지국.....아날로그....첨단과 첨단이 만나면....아마도
아나로그가 더 그리워지는.....
그리움이란 감정은 아날로그일때....더 커지는....그 감정이
아마 첨단보다 늦게 도착해서 그런 듯합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응급실에 누운 엄니가 생글생글 웃는다
‘죽을까 말까 죽어줄까 말까’ 웃는다
아부지 엄니 좀 데불고 가, 나 죽겠어 ....
두절!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밑이 무거워집니다.
아, 서럽다. 봄인데.
석청신형식님의 댓글
석청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그 기지국 주변으로
비가 내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