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도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기상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4회 작성일 19-05-24 01:11

본문

기상도氣象圖

  활연




  물총새가 쏘아 올린 하늘은 높았지만 저녁의 눅눅한 기후가 처마에 듣기도 했다

  낙뢰와 눈먼 새의 솟구침─
  해변으로 뜨거운 발바닥을 뿌렸지만 물결무늬 지문만 따라와 겨드랑이를 긁었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무른 콩테로 긁은 행성의 오줌냄새, 모퉁이 벽에 그린 누수를 자르는 가위 같았다

  저물녘에는 이름이 바뀐 애인의 명부를 적었다
  고찰을 고찰하면 오래 묵은 종교가 떨어져나갔다 목어가 흔드는 계절은 어느 어류도감에도 없었으나

  강목을 치고 날갯죽지엔 유약을 발랐다 새들의 눈썹은 허공에 밑줄을 긋고 밤낮을 여닫았지만

  어느 부두(埠頭)에서도 정염의 잿더미를 향해 무릎을 꿇진 않겠다

  죽은 시인의 모던은 모던인가; 향수(鄕愁)의 방향*, 역부(驛夫)의 가위는 오늘도「원산」을 수없이 잘렀소*, 아가씨의 등에서 지느러미가 자라나는 칠월(七月),*

  따위의 문장을 훔쳐 기상도에 구겨넣을까 궁리했다

  목을 조르면 최후를 지리는 한 방울의 힘,

  상실, 포배, 낭배─
  상포낭기(期)는 뽕나무에 주름이 가고 긴 주머니에 맺힌 오장육부가 글썽이고
  배꼽 밑 오딧빛 대궁이 무르익는 것이지만

  문장의 수압을 견디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았다

  늦은 밤
  자지를 씻으면 멀건 자아가 벗겨져 나갔다
  흰 보라 이는 수챗구멍,
  어족(魚族)의 일가(一家)인 것을*

  나는 맹독의 주문(呪文)과 낙오한 달의 저주(詛呪)를 앓다가 문장의 늪에서 순교할 것이다



    * 김기림 시, 「七月의 아가씨 섬」에서 인용.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08건 5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08
긍정의 풍경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0 06-27
607
오동집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 0 04-19
606
상쾌한 고문 댓글+ 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07-25
605
소리굽쇠 댓글+ 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12-24
604
겨울 숲 댓글+ 10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1 12-03
60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05-24
602
폭설 댓글+ 1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0 11-24
601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 07-17
600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0 07-09
599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3 11-14
598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0 03-08
597
꽃 진다 댓글+ 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1 06-05
596
경산역 댓글+ 16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12-19
595
회전목마 2 댓글+ 10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07-20
594
로드킬 댓글+ 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0 07-10
593
시간 자판기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1 12-12
592
이동 만물상 댓글+ 6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0 06-29
59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04-19
590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1 10-20
열람중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5 1 05-24
58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1 05-16
587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0 06-04
586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 09-05
585
여우 선생님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0 03-09
584
등꽃여인숙 댓글+ 10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12-27
58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04-28
582
꿈틀,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7 0 09-30
581
댓글+ 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7 1 10-17
580
묵시적 계약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6 0 06-14
579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5 2 05-03
578
월척을 꿈꾸며 댓글+ 1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0 06-26
577
구멍들 댓글+ 1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1 12-24
576
소롯길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1 01-31
575 박광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03-23
574
해녀들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09-21
573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11-16
572
사랑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 02-01
571
약단밤 댓글+ 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5 0 05-06
570
순간의 꽃 댓글+ 9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2 0 05-31
569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12-14
568
수컷들 댓글+ 10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06-22
567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06-30
566
벽화 댓글+ 7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 06-28
565
댓글+ 7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 11-28
564
나의 비문- 댓글+ 7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 06-16
563
근황 댓글+ 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1 12-20
562
산양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 06-04
561
아담스애플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 05-08
560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2 1 06-10
559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2 07-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