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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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들/ 오영록
중년이 되면서 아내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데
아내는 꾹꾹 참았던 것을 수시로 벌컥벌컥 거침없이 쏟아 놓는다
급기야 함께 자는 것도 불편하다며 이불을 따로 덮자고 한다. 이제 한 이불이 큰 의미는 없지만, 사랑이라는 핑계 하에 거부한 것은 솔직히 두려웠기 때문이다
소문처럼 혼자 이사할 것 같기도 하고 구석에 처박힌 걸레처럼 마음이 푸석푸석 말라갔다
부부가 아니거나 뭐 홀아비처럼 단절되는 허무가 밀려와 고집 아닌 아집을 고사하던 어느 날 옆이 허전하여 네 활개를 거두고 보니 한 귀퉁이 새우처럼 모로 잠든 아내
죄지은 것 같아 얼른 바로 뉘어도 습관처럼 다시 모로 눕더니 감기까지 걸렸다. 다음 날 솔선하여 이불 두 개로 따로 펴놓은 밤
아내는 왼쪽으로 새우
나는 오른쪽으로 새우
깔개를 경계로 하고 물 수(水) 자가 되었다
온 방이 출렁거렸다
파도가 높으면 새우들은 잠을 설치는지 뒤척이고 뒤척이는데
연료비 많이 나오겠다며 슬그머니 이불 하나 걷어치우는 아내
??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심장을 가까이 붙이고
엎치락뒤치락하는 한 쌍의 새우
노랗게 익는다
아니 빨갛게
빨갛게 탄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강원도는 요즘이 찔레꽃이 한창 피었습니다. 괜히 코를 벌름거리게 합니다./ 뭐가 이리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모레면 망종이니 농부이는 나는 눈코뜰사이 없습니다.// 그것도 다 젊어 옛날 이야기지 이제는 저도 완조니 할배가 됐습니다./ㅋㅋ
강태승님의 댓글

우짜든 행복하시단 말씀이지요? ㅎㅎ ㅋㅋ
서피랑님의 댓글

망종은 논에 벼 심고 밭갈이를 하며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매화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 9번째 절기로써,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말도 있음.
- 출처 "신명나는 한국의 민속"
그러니까 행복하시단 말씀이지요? ㅎㅎ ^^
이종원님의 댓글

축하드립니다. 형님!!
최정신님의 댓글

ㅎㅎㅎ 몇날 남았나 보자요
자랑은 돈내고 해야 오래 가요^^
임기정님의 댓글

아고 배 아파라
뒷간까지 갈랑가 뭘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휴~
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