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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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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972회 작성일 19-06-05 10:49

본문

꽃 진다

             최정신



 계절의 변절을 무엇으로 막나
심장이 뚝 꺽이는 슬픔을 누가 알겠나
피고 지던 내력 읽기 전
꽃 몸살 앓던 봄날 두어 달 훌쩍
흔적도 없이 보냈다


 하동포구 팔십리 연두 물살 뉘엿한 봄 녘
찔레 풋 순에 입밥 뜸 들여 고봉으로 퍼낸다
저 혼자 잰걸음 내 딛던 벚꽃
후한 인심 쓰듯 너댓짐 싸래기 부려놓고

꿈결인 듯 다녀갔다


 떠난 뒤태 야속해
뒤늦은 몸살이 절로 깊다


 열꽃이 살며시 이마를 짚어준다
떠남은 남겨짐보다 섧어
햇정 마다하고 꽃 진다 바람 분다
야속한 시간이 죄다 가져갔다


 오목가슴 울컥은 재첩국 탓이다  

견딜만한 통증은 섬진에 띄우고
텅 빈 가죽 자루 한 채 상행선에 이별을 싣는다
 

추천1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걸음은 지네처럼 느릴 줄만  알았는데  돌아보니 여러 개의 발을 가지고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네요 섬진강 긴 꽃터널을 되새기고 있노라면 첫사랑 이별만큼이나 아련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꽃은 지고 없어도 마음만은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이 여러개의 발을 지녔다니
와^^내면을 투시하는 시안에 깜짝
놀랍니다...그래서 그렇게 내달렸군요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을매나 빨리가는지
봄 멈춰~
저만치서 메롱하는것 같아요
오늘 오는 비가그치면
냉풍기 돌릴날만 남았네요
최정신 시인님 잘 읽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내린 후 날씨가 수정알 같았어요
오늘 노을은 명품 중 명품...
예전엔 흔한 풍경이 요즘은 어쩌다
선심 쓰듯 만나니 더 아름답더군요
고맙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저그들끼리 보듬고 밀치며 아웅다웅 보글보글 재첩이나 잡으며 살아갈 강변과 찔레와 벚꽃 따라 흘러가는 소소한 풍경들을. 어째 웃지방 사람들은 어느 날 문득 꿈처럼 다녀가시믄서, 뭘 대체 자꾸 흘리고 잃어버리고 가시길래, 두고두고 몸살을 하고 시름시름 앓는 데유, 두고두고 그런 눈으로 자꾸만 먼 곳만 멍하니 바라보신 데유,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듬고 밀치는 저 모습을 사람도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흘리고 잃는 게 참 많은 미욱의 생 ㅎ
당일치기 남도길에 찔레향만
공짜로 흠뻑 마셨습니다

피랑님 부지런한 시의 행보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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