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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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44회 작성일 19-06-29 17:18본문
찬물
성영희
그립다는 말이다.
여차하면 꽁꽁 얼어버리겠다는
냉정한 의중이지만
사무치게 얼었다가
서서히 녹았다는 증거다.
먼 우주도 지구가 그리우면
별빛으로 지나가거나
눈송이로 펑펑 쏟아지듯이
그리하여 한 대접 찬물로
장독대에 놓이기도 하듯이
흰 꽃으로 무장한 저 눈송이들도
누군가의 그리움이 만든
갈 데까지 간 결정체다
내리다 머문 곳이 다 저의
운명자리라는 듯
글썽이는 눈꽃들을 보라
그리움도 식으면
찬물이 된다.
그 찬물 마시고
속이나 차리라 한다.
모던포엠 2019.6월 호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숨에 달음박질을 끝내고 받아놓으신 찬물을 들이켜 속도 차리고 또 열기도 식혀봅니다.
덕분에 가슴까지 시원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집니다. 시의 향 또한 은은하게 눈꽃처럼 내려오고요..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시인님.
어느 겨울 장독대에 놓인 한 대접 찬물로부터
마음을 정리하는 냉정함을 배웠답니다.
참 시원한 대답이었지요.^^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명한 이미지와 치밀한 진술,,,
삼라만상을 주루르는 시인의 재주,,,
살면서 사랑이 증오가 되기도 하고
또한 그 증오가 시간이 지나면
눈 녹듯이 풀리더군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용두 시인님.
찬물 한 대접도
그리움이 되고 용서가 되고
우주의 섭리를 담고 있다 생각합니다.
꽁꽁 얼었다 녹은
냉정한 찬물 한 대접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기도 하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배월선님의 댓글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도 식으면
찬물이 된다.
그 찬물 마시고
속이나 차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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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찬물 한 사발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은 날입니다
여름에 맛보는 눈꽃, 그리움의 결정체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