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의 문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벽 속의 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23회 작성일 19-09-05 13:23

본문

벽 속의 문

 

                                          윤석호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선을 따라 벽이 자라며

세상은 돌연 안, 밖으로 나누어진다

 

멀쩡한 벽에 구멍을 뚫고 문을 만든다

마치 처음부터 문을 위한 벽이었던 것처럼

 

숨을 벽에 가두고

능숙하게 문을 여닫으며 관악기가 음을 만들어낸다

스위치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건전지 속 열망이 어떻게 전구를 불태우며

빛날 수 있었을까

고독하지 않고는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듯이

모든 것을 막음으로써 벽은 문을 부추기는 걸까

 

벽이 사라진 사막은

알갱이 하나마다 각자의 벽을 만들고는

풀 한 포기 키워내지 못한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와 그를 알기 전까지

나는 벽을 몰랐다

미로 같은 생의 한복판에서

그는 막아섰지만 가두지 않았고

두드리는 곳 어디에나 금새 문을 만들고 품어주었다

아픔이었지만 사랑이었고 벽이었지만 문이었다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위에 작은 문을 만들면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추천0

댓글목록

윤석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 선생님들, 잘 지내시는지요. 제가 있는 곳은 반팔이 추울만큼 가을이 다가 섰습니다.
내내 건강 하세요...

Total 821건 12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1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0 05-12
270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0 08-21
269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8 0 05-22
268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07-31
267
싸리꽃 피다 댓글+ 5
박광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0 0 07-07
266
섬진강 댓글+ 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05-23
265
공손한 손 댓글+ 8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0 05-24
264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0 05-25
263
춘화의 태도 댓글+ 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8-23
262
아직도 애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5-27
261
순간의 꽃 댓글+ 9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5 0 05-31
260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06-04
25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5 0 06-17
258
형광(螢光)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6 0 06-05
257
유산(遺産)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8-09
256
여름궁전 댓글+ 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08-09
255
뻐꾸기 댓글+ 6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0 06-20
25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 09-05
253
담쟁이 댓글+ 3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08-30
252
고아 댓글+ 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1 0 08-30
251
뚱딴지 댓글+ 6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5 0 07-30
25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 07-09
24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8 0 07-09
248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09-05
247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0 09-04
24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 07-08
24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0 05-02
244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12-10
243
고슴도치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0 08-13
242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07-06
열람중
벽 속의 문 댓글+ 3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4 0 09-05
240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5-26
23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0 03-25
2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0 09-02
237
미쁨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 03-26
236
천국의 거리 댓글+ 3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0 02-24
235 박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11-10
234
손가락 지휘 댓글+ 6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04-02
233
비행운 댓글+ 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0 04-03
23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04-05
231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4-06
230
꽃방귀 댓글+ 7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4-06
229
숟가락들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 04-06
228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8 0 04-08
227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0 04-08
2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4 0 04-08
22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0 04-12
22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4 0 04-14
223
물숨 댓글+ 1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 04-16
222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 04-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