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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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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98회 작성일 19-09-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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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 축제

최정신

멸치가 한생을 우린다
슬픔도 말리니
은사시나무잎처럼 눈 부시다

동그란 물 무대에서 절묘한 춤사위다
펄럭펄럭 제 몸 풀어
마지막 한 방울 육수를 보시하는
몸짓이 저토록 흥겹다니,

흥이라 함은 목숨을 부지했을 때 얘기로만 알았지
숨 끊기고 건조한 이름 하나
겨우 지탱함으로 흥이 남아 있다니,

제 육신 만장이 되어
마른 군무를 따라 도는 음의 파장이 약속처럼 정교하다

곱사등으로 무대를 휘어잡아
관객의 애환을 웃음으로 바꿔주던
공옥진* 어깨춤 추임새가 저러했었지

굽었다는 건 겸손의 은유가 아니던가
가장 낮은 몸짓은 이런 거야
마음을 숙이는 것은 이렇게 하는거야
국숫발이 몸소 웨이브로 시범을 보인다

진국의 신명이 젓가락 장단으로
후루룩후루룩 늦은 허기를 채워준다

*민속 무용가

[모던포엠 2019,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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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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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9-17 23:22

멸치의 한 생이 눈앞 모니터에 우러나네요
어찌나 진하든지 후르륵 읽고 다시 올라고 또 읽었습니다
맛있게 우러난 시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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