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들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구멍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37회 작성일 19-12-24 17:24

본문

구멍들

 

 

 

가만히 구멍을 보고 있다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듯 눈의 초점을 풀어놓은 구멍

갑자기 가슴 한편이 따스해지고 있다

 

어떤 마법에 걸리기라도 한 듯

구멍에 대한 좋은 기억이라도 있는 것처럼 포근해지고 있다

가슴이 고요해지고 있다

구멍은 태초부터 그런 곳이다

 

열쇠가 들어오기 전까지 열쇠 구멍이 그랬고

딱따구리가 파 놓은 나무 구멍에 새가 둥지를 틀기 전까지

살고 있던 그 적요를 본 적 있다

 

그런 구멍들은 이날까지 단 한 번도 스스로 부산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쩌다 천만년에 한번 햇빛이 들어올지언정 투정을 부려본 적도 없고

지나가는 생쥐에게 자신을 임대해달라고 푯말을 내 걸지도 않았다

 

어쩌다 눈발이 힐긋거리듯 흩날려도 묵묵하였고

햇빛에 쫓기는 다급한 구름의 걸음을 숨겨주기는 하였어도

언제나 피동적인 구멍들

 

세상을 다 삼켜도 모자란다는 그 목구멍도 죽는 순간까지도

허기를 말하지는 않았다

배가 고프다는 말은 허기가 소리를 전했을 뿐 목구멍은 침묵했다

 

바람에 쫓기던 햇빛이 잠시 구멍 속으로 몸을 피하였다가

몸을 폴더폰처럼 꺾었다 간다.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왔다매 구멍들 시 참 좋네요
아부 절대 아님
- 긁적
아주 잘 읽었습니다
오영록 시인님 제가 드 릴 것 은
엄지척

Total 38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8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9 0 08-25
37
참회록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0 0 10-27
3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9 0 01-05
35
자벌레 댓글+ 12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0 03-23
34
나비의 진화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3 0 06-24
33
폭염(暴炎) 댓글+ 1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2 0 08-31
32
종이학 댓글+ 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12-20
31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01-09
30
아담스애플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 05-08
29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5 0 05-08
28
묵시적 계약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06-14
27
긍정의 풍경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06-27
26
상쾌한 고문 댓글+ 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07-25
25
초록 서체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0-18
24
단풍들다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10-30
2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 12-07
22
아 ~ 봄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01-03
21
사랑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02-01
20
빨래하다가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4 0 03-05
19
함박눈 필법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 04-24
18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06-04
17
유산(遺産)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08-09
1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1 10-22
15
유령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1 1 12-05
14
성인용품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 03-10
13
연필 댓글+ 9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2 03-14
12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7 0 04-23
11
새우들 댓글+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1 06-03
10
키스 댓글+ 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0 08-06
9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10-08
열람중
구멍들 댓글+ 1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1 12-24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 02-10
6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5-26
5
연애의 법칙 댓글+ 7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7-15
4
눈물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 08-24
3
녹두장군 댓글+ 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19
2
나비의 잠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1 10-18
1
버르장머리 댓글+ 4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1 11-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