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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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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96회 작성일 20-07-01 08:11

본문

흰죽

이명윤


순하다는 말이 어떤 풍경을 품었는지 알 것 같아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핥아주는 초원을

강물에 퍼지는 무리의 살 냄새를

알 것 같아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

온몸을 글썽글썽 만져주는 눈빛이

입술에 닿으면

나는 알 것 같아


순하다는 말이 지금 얼마나 먼 길을 돌아오는

중인지

나를 찾아서

내 몸의 냄새를 찾아서


 

 

-계간 다층2020, 여름호


추천1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 것도 담지 않은 여백이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순하게 다가오는 맛과 느낌과 그리고 감촉과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담아내시는 글에서 이 시인님의 맑음과 그리고 여백의 미와 그리고 깊은 순수가 어우리진
맛을 음미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유내강, 상징적 인성을 가진 작가의 단면이 보입니다
늘 독자의 온몸을 글썽글성 만져주는 작품 앞에서 기가 죽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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