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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것에 대하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76회 작성일 20-09-02 15:36

본문

저물어가는 것에 대하여 

 

                                       /        이 종원 

 

 


그녀는

쓰다 버린 냉장고 같은 지하 도시에서

저물어가는 허리로 살아간다

싱싱한 꽃을 날마다 건져낼 수 없어

방 한 칸에 삶을 구겨 넣은 채

아침저녁 꺼내어 세어보다가

쌓을 곳이 모자라거나 쉰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새로 임대한 시간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한다

대체로 달콤하지 않고 상큼하지도 않은 일상에

맛의 기억조차 잃어버리고

고무줄 바지에 상처를 붙이고 살아간다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기억은 뭉개져 방바닥에 붙어있고

느릿느릿 기어가는 삶 두 발 잃어버린 지 오래

무릎 닿는 곳마다 스며들었던 시간이 비명을 지른다

울음 들어내고 주름 쓰다듬으면

방고래 빠져나간 굴뚝처럼 내가 울고 그녀는 웃는다

고백같이 내뱉은 한숨은 누구의 간절함인가

햇살로 온돌 깔아드리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시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살아있다는 것,
저무는 인생조차도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햇살로 온돌 깔아드리고 싶은 화자의 따듯한 마음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물어가는 것, 어쩌면 늙어가는 것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밝은 쪽으로, 젊은 쪽으로 또 따듯한 쪽으로 자꾸 기울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인님의 따듯한 마음이 온돌로 깔리는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 것은 아마도...점점 잊힌다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의 주변에..돌아 볼 이웃이 많다는 것...
요즘 참 팍팍한 시간의 연속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를 먹다보니 저물어가는 것에 대하여 눈과 마음이 더 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생각해보게 되는 눈빛을 달래 보았습니다.
자주 뵈니 옛 생각이 나네요 ㅎ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인님은 아직 청청하신데 ㅎㅎ  부드러운 미소가 햇살이십니다.
늘 열정적으로 시와 글과 사진과 마음으로 사시니 저물어간다는 것이 어디 해당이 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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