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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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여로
최정신
어느 음전한 손매가
엄동설한 굽은 등걸에 곁불을 지폈나
별은 몇 겹 구름 구릉을 넘어
푸른 빛 격랑을 보냈나
끝 모를 화무 지고 핀 내력 해독 못 하는 난독증이네
부름켜 겨드랑이 몸살로
곱게 빚은 백자 항아리,
다북 채운 은혜를 뜨락에 받고
허공의 여백에 무어라 답신을보내나
피는 건 오래여도 지는 건 잠깐이니
잊는 건 또 몇 날이 무너져야 하나
계절이 저 목련 피고 지듯 가피를 주었지만
안개 자욱한 만조 속을 헤매는
生의 접전엔 백기만 펄럭이네
북향한 순간의 인연, 절절한 연애는 찰나의 오독이네
소리가 못 된 그리움은
더 머물 사유가 없어
절명의 유골이 추락하는 풍경
다시 오리란 약속이 푸른 편자로 허공을 걷네
2021년, 1월 모던포엠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목련이 두 번 째 몸을 풀도록
길은 열리지 않는 군요
세 번 째는 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램해 봅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매년 목련이 피고 지는 것을 보지만
올해는 목련이 떨어져 뒹구는 모습들이 더욱 애닯습니다.
목련의 소리없는 비명이 몸에 새겨질 것 같은 날들..
어느덧 사월이네요,
건강하게 또 한 달을 무사히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저는 이별을 보았는데 선생님은 기약을 보셨네요
푸르른 편자에 매달려 그윽한 목련으로 오실 기약은 제 꿈으로 널어놓으렵니다. 내년의 만개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