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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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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587회 작성일 21-07-03 22:20

본문

칼의 방식       /       이 종원

 

 

1

 

흙에서 나온 울음이 날을 세운다

오랫동안 숨죽였던 갈구

단층을 벗겨낸 쇳덩이는

부엌에서 거실을 지나 현관으로 나선다

자르고 베고 나누는 것에서

하늘로 오르거나 바다를 가르거나

그의 초식은 진화하기 시작한다

찌르고 베는 변이로부터

칼의 원초적 사명을 지켜내기 위해

오른손이 거친 외침을 내려친다

오만이 무릎 꿇는 순간

두들겨 맞은 단면에서 소리가 피어난다

 

 

 

2

 

칼에 쓰러진 나무로부터 풀잎까지

종이가 되지 못한 이름을 기억하리라

허공에 적어 내려간 녹슨 글자들이

지면을 관통하여 가슴으로 굴러가는

칼의 꼬리가 꿈틀거린다

같은 음을 내거나 화음으로 섞일 때

활자에 무릎 꿇는 칼의 방식은

덤과 같아 보인다

등을 보이고 누웠어도 예리한 각도

전파를 타고 날아온 구호는

살처럼 생생하다

칼은 언제나 서 있는 것은 아니다

 

3

 

피 또는 투쟁에서 벗어나고자

숫돌에 마름질한 귀 기울여

수 천 도 불꽃에 지는 법을 배우라 했다

선 이쪽과 저쪽에서 대립하는 시선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

휘어지지 않으려는 수식

검기를 갈피에 감추고 저울을 불러낸다

양날을 두들겨 숙성된 바늘을 뽑는 일

저울추가 제대로 좌표를 읽는다면

칼집에 꽂혀있는 칼은

열리지 않아도 해의 눈처럼 빛날 것이다

차가운 서술에도 불구하고

쇠 울음은 가끔 가슴을 뜨겁게 한다

 

추천2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이강철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열정적인 시작 활동으로 좋은 시 많이 생산해내시기 바랍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칼의 원초적 사명인
찌르고 베는 변이를 거닐며
서늘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칼에 베인 것보다
종이에 베인 것이
더 아프고 억울할 때가 많아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이 시인님!!!
칼보다 종이, 펜의 힘이 더 크고 무서울 때가 많습니다.
폭염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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