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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심장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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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563회 작성일 21-09-11 12:32

본문

사라진 심장 1

 

이명윤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

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 날,

 

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 컴컴한 건물에 심장을 남겨두고

정육점에 걸린 고깃덩어리처럼

거죽만 헐렁헐렁 남은 몸이 돌아왔다

 

심장이 사라진 몸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뉴스에선 말해주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꽃잎을 덮어야 저 슬픔이

채워질 수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가 쓸쓸히,

아무도 모르는 먼 길을 다녀왔다는 것

 

그 길은 굶주린 하이에나가 이빨을 드러내는

끝없는 어둠과 공포의 길,

인간의 심장이 검은 봉지에 담겨 버려지는

절망의 길 위에서

 

그리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울고 있는 미얀마여,

 

그 깃발, 그 눈동자, 그 외로움

 


항남우짜에 가면

 

 

지금도 벽면에 항남우짜가 걸려있다

십수 년 전 식당 주인이

큼지막하게 붙여 놓은 후

오랫동안 부끄러워 가질 못했는데

요즘은 아무렇지 않게 간다

 

아무도 내가 쓴 시인 줄 모르고

나도 가끔 타인의 시처럼 본다

항남우짜 간판이 아직도

항남우짜인 것처럼

내 시도 여전히 밀가루 냄새만 풀풀거린다

 

면발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길고 길어서

달나라에도 닿을 것 같다

 

달그락달그락 우동 그릇 씻는 소리는

골목을 떠나지 못하고

지금도 항남우짜에 가면

그때 그 사람들이 진부하게 앉아 있다

 

멀뚱멀뚱 사랑스러운 날들이여,

 

처음 만난 사람처럼

우린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 여수작가2021년 통권9, 초대작품


추천0

댓글목록

강태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얀마여,미얀마여

어린 주검들이 나무에 묶여 있다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어린 것들이 서로의 몸을
나무에 묶었으나,홍수는
영원히 서로 손잡으라고
식은 몸을 나무에
묶어 놓고 가버렸다

유치원에서 놀아야할것들이
ㄱ ㄴ ㄷ 배워야할것들이
오월이면 소풍가야할것들이
자장가를 들어야할것들이
밤새워 숙제를 해야할것들이
선생님의 꾸중을 들어어야할것들이
나무에 묶여 있다!

강태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에 미얀마에 홍수가 나서
많은 사람이 떠내려 갔는데,
지금은 정치폭력에
시인이 떠내려 갔으니 -ㅠㅠ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태승시인님, 정윤호시인님,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니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올 늦가을에는 동인분들 한번 뵐 수 있을런지요,,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구요
좋은 가을날 되십시오,,^^;;

정윤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왜곡 된 것은 아닌지 너무 빠름을 느낍니다.
늦가을 기대해도 될까요?
아니면 남부라도 한 번 했으면 합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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