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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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6회 작성일 21-11-20 08:23본문
꿈
이명윤
어느 호숫가 잠자던 돌 하나를
손바닥에 쥐었을 때
돌은 깜짝 설레는 눈을 떴다
공중은 힘껏 두 팔을 벌렸고
간절한 손의 표정을
얼굴에 새긴 채 날아가는 돌,
돌은 생각한다 생각은 가슴에서
푸른 바람을 꺼내고
생각은 포물선 따위나 그리며
무표정한 호수로 추락하지 않았다
생각은 물 찬 제비처럼
호수를 지나고
숲을 지나고
고층 아파트 사이를 빠르게 지나
흰 구름 속으로 훌쩍 날아올랐다
첩첩산중이 쓰는 소설처럼
생각의 긴 눈썹을
휘날리며,
아늑히 먼 곳을 날아가는 돌
어쩌면 비문처럼
당신은 까마득히 잊겠지만
돌은 생각한다,
돌은 생각한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쓸쓸한
공중의 돌,
물끄러미 손바닥 지도를 따라가다
고갤 들어 창밖을 보면
검푸른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당신의,
-『시선』2021, 여름호
추천1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단호한 손이 되고,
돌이 되었다가
잠시 물끄러미로 앉았다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