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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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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5회 작성일 21-11-20 08:23

본문

이명윤



어느 호숫가 잠자던 돌 하나를

손바닥에 쥐었을 때

돌은 깜짝 설레는 눈을 떴다

 

공중은 힘껏 두 팔을 벌렸고

간절한 손의 표정을

얼굴에 새긴 채 날아가는 돌,

돌은 생각한다 생각은 가슴에서

푸른 바람을 꺼내고

생각은 포물선 따위나 그리며

무표정한 호수로 추락하지 않았다

생각은 물 찬 제비처럼

호수를 지나고

숲을 지나고

고층 아파트 사이를 빠르게 지나

흰 구름 속으로 훌쩍 날아올랐다 

첩첩산중이 쓰는 소설처럼

생각의 긴 눈썹을

휘날리며

아늑히 먼 곳을 날아가는 돌

어쩌면 비문처럼

당신은 까마득히 잊겠지만

돌은 생각한다,

돌은 생각한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쓸쓸한

공중의 돌,

 

물끄러미 손바닥 지도를 따라가다

고갤 들어 창밖을 보면

 

검푸른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당신의,

 

 

-시선2021,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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