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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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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53회 작성일 21-12-21 16:09

본문

 

이명윤

 

 


  사람이 죽어도 얼마 동안, 귀는 싱싱한 이파리처럼 살아있다고 한다. 심장도 멎고 팔다리도 고무처럼 축 늘어졌는데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도 뜨지 못하고 입술은 또 거멓게 변해 가는데 신기하게 살아있다고 한다. 친구들 발자국 소리? 엄마가 부르는 소리? 아니면 무슨 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흘러들기를 기다리는 건지, 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인지, 모든 불이 꺼지고 칠흑 같은 어둠만 깃들어 차갑게 숨이 식어가는 빈집에서 귀는 끝내 고집을 부리며 저 홀로 남아 도둑고양이처럼 세상을 엿듣고 있다고 한다.

 

 

- 시선, 2021 겨울호



추천1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21년도 꼬리를 감추는데
귀와 눈은 아직 살아서
울 시인님의 좋은시를 훔칩니다.

참 쓸쓸한 년말을 보내야 겠네요
회포를 풀 날이 오긴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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