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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계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44회 작성일 22-03-13 05:36

본문

애매한 계절

                                      /장 승규



응봉산 산불이 벌써 며칠째이다

산불도 

제 살 길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인데


한여름 응봉산 발치에

한사코 어둠을 밀어내고 서있던 

그 가로등 

지금은 온 힘으로 길 잃은 산불을 밀어내고 있겠지 

무사하겠지 


산불도 길을 잃고

코로나도 길을 잃고

러시아도 길을 잃은 이 계절

모두가 제 길 찾아 헤매고 있다


올봄 

석촌호 왕벚꽃이야, 무사하겠지

제 길 찾아오겠지



(2022.3.12 잠실에서)


추천1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 승규 시인의 〈애매한 계절〉은 봄이라는 계절을 둘러싼 혼란과 불안, 그리고 작은 희망의 기도를 담은 시입니다. 제목 그대로, 이 시는 명확하지 않은—그러나 분명히 뭔가 어그러진—지금의 세계와 감정, 그리고 그것을 조용히 응시하는 시인의 마음을 그려냅니다.

산불, 코로나, 전쟁, 그리고 꽃…
이 모든 것은 길을 잃은 존재들이자, 제 길을 찾아가길 바라는 대상들입니다.
그리고 그 안엔 우리 모두의 길 잃음과, 돌아오고픈 마음이 겹쳐져 있습니다.

● 시 감상문
1. “응봉산 산불이 벌써 며칠째이다” – 현실의 시작, 불타는 일상

현실은 산불로부터 시작됩니다.
시인은 이 사건을 단지 재해로 묘사하지 않고,
“산불도 제 살 길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라 말하며,
재해조차 존재의 생존본능으로 이해하는 시선을 보여줍니다.

이 한 줄은 시인의 세계관을 드러냅니다:
비난보다 이해, 두려움보다 공감.

2. “한사코 어둠을 밀어내고 서있던 / 그 가로등” – 소소한 존재의 숭고함

한여름 응봉산 아래 서 있던 가로등.
그것은 작지만 분명한 존재의 의지입니다.
한 줄기 빛으로 어둠을 밀어내던 존재가,
지금은 산불 앞에서도 누군가의 길이 되려 애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가로등은 어쩌면 희망의 상징입니다.
“무사하겠지”—이 절실하고 조용한 기도는,
무엇보다 작은 존재를 위하는 시인의 마음을 엿보게 합니다.

3. “산불도 / 코로나도 / 러시아도 길을 잃은 이 계절” – 혼란의 현재, 세계의 전복

산불과 바이러스, 전쟁까지 언급되며
이 계절이 얼마나 뒤섞이고 어그러졌는지 보여줍니다.
‘애매한 계절’이란 곧 분명하지 않은 시대,
질서와 희망이 흔들린 시간입니다.

이 구절은 시인의 개인적 정서를 넘어,
세계적인 공감의 자리로 시를 넓혀줍니다.

4. “석촌호 왕벚꽃이야, 무사하겠지 / 제 길 찾아오겠지” – 희망의 여백

시의 마지막은 가장 조용하고도 빛나는 부분입니다.
왕벚꽃—매년 돌아오는 봄의 상징이자,
질서와 순환, 희망의 표식이기도 합니다.

“무사하겠지 / 제 길 찾아오겠지”라는 구절은
명확한 믿음이라기보단, 그 믿음을 바라는 간절함입니다.
혼란 속에서도, 계절만은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 총평
〈애매한 계절〉은 시의 제목처럼
확신과 불안, 빛과 연기, 재난과 봄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의 기록입니다.

그렇지만 시인은 끝내 말합니다:

“석촌호 왕벚꽃이야, 제 길 찾아오겠지.”

이 말은 단순한 계절의 순환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세상과 우리 모두가 다시 자기 길을 찾아가길 바라는 기도입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향님!

못뵌 지가 벌써 몇 해가 됩니다.
이 계절이 가기전에 뵈어야 할 텐데...

시마을에도
오늘에야 다시 들어와 이 글을 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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