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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調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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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4회 작성일 22-05-26 09:52

본문

조응(調應)하다

 

 

 

무교였던 아버지 비 오는 날이면

예배당이나 불당에 가는 대신 스스로 조율했다

 

내가 기타 줄을 조율할 때 여섯 줄을 다 풀었다가

다시 한 줄씩 음을 맞춰나가는 것처럼

아버지는 막걸리로 자신을 다 푼 다음 조응에 들어가곤 했다

 

우의를 쓰고 꼴을 베면서 우의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사음(邪淫)이나 망어(妄語)를 눌렀을 것이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면 그 어둠에 신체 일부를 맞췄을 것이다

 

새가 울면 새소리에 색(色)을 맞추고

바람이 불면 바람 소리에 수(受)을 맞추고

이마에 사선을 긋는 뙤약볕도 마다하지 않고 상(想)을 맞췄을 것이다

 

장맛날이면 낙숫물 소리와

어머니의 부침개 부치는 소리의 합을 찾았을 것이다

그런 날이면 이백여섯 개의 뼈마디를 조율하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는 정주간 막걸리를 걸렀다

 

가끔 행(行)이 맞지 않으면 지겟작대기로 지게 발목을 두들겨 어긋남을 맞췄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흥이 난 아버진 줄 알았다

 

어쩌다 식(識)이 싫어 코가 삐뚤어지게 퍼마신 다음 날이면

어딘가 설 맞춰진 조응에 속이 쓰리면

아내도 어머니처럼 콩나물국을 끓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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