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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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벽 / 조경희
한 무리의 직박구리가 하늘을 난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도로를 따라 투명 방음벽이 세워져 있고
방음벽 아래엔 깃털이 뒹군다
새들은 푸른 창공을 마음껏 날고 싶어 하건만
보이지 않는 벽 앞에서
새들의 비행飛行은 비행非行이다
허공을 가로지르며 숲을 향해 날아가던 새는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힌다
길이 더 이상 길이 되지 못하는 순간,
눈 깜짝할 새 죽음에 이른다
이 벽은 죽음으로 가는 문,
새들의 무덤
벽 너머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짝잃은 직박구리 날갯짓 갈 길을 잃었는지 허공을 맴돈다
바람은 죽은 새들을 일으켜 세우려 자꾸만 깃털을 들추기고
고요한 사람의 마을에 적막함이 둥지를 튼다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얼굴 본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요.
시속 칠십이 아니라 이백 이상 인 것 같소이다.
투명 아크릴 방음벽, 까치가 몇 마리 날고 있는
거기에 무모한 도전에 대한 댓가가 핏빛이지요.
까치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는데 새머리만큼도 안되는 쇠머리들뿐이라 안타까움에 왜 꼭 투명하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만 다른 재료로 대체할 방법은 찾지 않고 오늘도 민얼굴로 서서 모든 것은 네탓이라며 오로지 목숨을 요구하고 있네요.
마음같으면 확 부셔버리고 싶은데...
공감하고 가니더.
이종원님의 댓글

누구를 위해서 그 벽은 오롯이 세워졌는데
다른 어떤 곳에서는 그 투명하고 맑음이 통곡과 죽음의 벽이 됩니다.
그 차이와 아쉬움과 아픔을 널어놓으셨기에 공감의 단추 누르고 갑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새들의 무덤에
독수리라도 그려 주면 좋으련만~~~
임기정님의 댓글

나 원 참
에어컨 켜 놓고 불독 들락날락하는 곳에
비닐 커튼을 쳐 주었는데
볼일 보고 불독이 머리로 커튼 들어 올 때면
같이 따라 들어와 사료를 넘보는 참새
빗자루로 밖으로 내가 보내려면
창문에 부딪히면서도 먹을 것에는 장사가 없는가 봅니다.
조경희 시인 시 읽으면서 불현듯 떠 올라 적어봅니다.
날씨가 무진장일랑. 뜨겁습니다.
건 행하시고 좋은 시 또 만나고 싶어요
정윤호님의 댓글

작은 죽음 앞에 선 연민의 눈길을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조경희님의 댓글

지난 모임에서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다녀가신 걸음 걸음, 따뜻한 마음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무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시고 시원하게 건너셔요~
감사합니다 : )
최정신님의 댓글

투명한 벽은 인간의 이기지요
자연을 자연으로 섬겨야 함이
시인의 글로라도 남김이...
건강 우선순위...
鵲巢님의 댓글

에구머니나, 머리 찍다 추락한 새
여 한 마리 있어요...
별고 없지요..누나^^ !늘 보고 싶은
허영숙님의 댓글

사람도 살다보면 투명한 줄 알고 다가섰는데
벽을 가진 적도 있지요
경희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요
아자
조경희님의 댓글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
최시인님, 작소 아우님. 허시인님 다정한 발걸음 감사드립니다
더위 잘 이겨내시고 우리 예쁜 카페에서 차 한잔씩 나눠요
해피해피~
배월선님의 댓글

예전에 의무실에 근무할 적에 참새 한 마리가 의무실 유리창에
부딪혀 졸도를 했는데 한참 뒤 다행히 정신을 차려 날려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감가는 시에 머물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