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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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18회 작성일 22-07-25 16:10본문
깃들다
최정신
전(錢)의 조련사 여유가 와르르 무너졌다
마천루 숲이 공룡의 뼈처럼 살벌한 강남은
춘삼월 제비 날아드는 꽃피는 산골이 아니었다
주식장에 떴다방을 떠돌며 얻은 전리품
경계가 모호한 암덩이가 구절양장에 뿌리를 내렸다
돌산 다랑밭 몇 뙈기가 구 남매 호구지책이던,
입 하나 덜겠다고 코흘리개 더부살이 보낸
불가촉천민 누대에 옹이가 깊어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라던 땅의 근친이 되었다
기역자 체위로
흙살에 내려앉은 햇살이 다디달아
푸성귀를 채집해 오고 가는 발길을 주저앉힌다
도시의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필생의 약속으로
마구 쓴 몸 자국이
세입자 들락이던 벽의 못 자국처럼 헐렁해진 후
일 바지 꽃 타래가 쓸고 지나는 밭이랑이 말끔하다
챙 넓은 모자 속 그늘에서
나무늘보 굼뜬 시래깃국을 끓인다
묶은 배춧속 차곡차곡 고갱이 서간체를 적어 준
스승에게 날마다 큰절 올린다
뒤뜰 동갑내기 감나무도
까치밥 남겨 들고 노을을 켠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일이 숙제 제출인데
어디 좀 간다고 미리 제출합니다.
본격더위 잘 이겨 내십시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 길이든 짧은 길이든 잘 다녀옵소
농투산이는 해갈된 밭에 들깨 모종이나 해야겠니더
요즘은 할일 없는 애 늙은이 오수를 즐기다 일어나
시마을 흥타령에 못 마시는 탁배기라도 한 잔 얻어 걸칠까하고 이집 저집 기웃거리는 재미 달다합니다
그러다 꽁술 한 잔 주면 요로꼬롬 추임새도 놓고요
살맛 납니다요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디 가시는데요?ㅎ
뒷뜰에 동갑내기 감나무 남겨두시고
영감만 데리고
어딜 그리 급히 가시나요?
지금은 여름이라서 땡감이지
곧 가을이 오면
그 땡감 다디달아 단감이 될 텐데요.ㅎ
늘 건강하세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날씨가 엄청시래 따뜻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또 또 또 깃들다 잘 읽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남이면 어떻고 강북이면 어떻겠습니까?
날고 기던 사람들도 언젠가는 건물이 아닌 땅으로 붙어가는 것을 봅니다.
시래깃국에 까치밥까지 정겨운 것은
삶의 기본에 깃들고자 하는 자연의 섭리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그 맛에 유영하고자 합니다. 잘 다녀오십시요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까운 지인의 굴곡진 삶에
다 내어 준 후 평안을 보았어요.
다녀가 주시고 공감과 감성을 남겨 주신 울 님들
남은 폭염 건강으로 건너세요^^*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깃들다...
노을 켠 감나무 아래 서서
시래깃국 냄새... 시제처럼 포근히 스며듭니다.
늘 건안하십시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홀연히 떠나시는 분들이 많아
가슴이 아려옵니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겠지요
그래서 남은 날들이 더 의미 있어 집니다
아련히 닿는 시 읽고 가는 더운 오후입니다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제일 힘든거 같습니다
시래깃국 하나에도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지내는 오늘입니다
건강하게 여름 보내세요
저는 토요일 부터 휴가~
배월선님의 댓글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에 깃들다 시인님 내어주시는 고요 속으로 깃들다 갑니다
항상 곁에 오래 깃들기를 바랄 뿐이죠
건강하세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