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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부 霜降 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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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341회 작성일 22-10-05 08:1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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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부 霜降 賦

 

김부회

 

하루가 저물고, 그 곁에 귀퉁이 몰락한 가을이, 희끄무레 달이 밤을 지킬 준비를 한다 외곽부터 허물어진 계절에 걸쳐있는 늙은 감나무 가지 땅바닥에 손가락을 짚는다

 

배고픈 어둠을 뒤적거리는 들고양이 한 마리, 유리창 밖 몇 두릅의 물방울이 또르르, 불투명 창 안쪽에 흐르다 고여 있는 견고한 적요

 

대수롭지 않게 던진 애인의 한마디 말과 달콤한 비수를 삼키는 사람들

 

딱딱한 귓속으로 한 세대 지난 유행가 몇 소절이 굴착기처럼 파고들 때, 다르거나 같거나 아무 상관이 있거나 없거나 디딜 것 없는 허공을, 수 닭 목처럼 비틀어 쥐어짜 보는 날, 날들

 

그대 이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방을 가졌는가?’* 질문 앞에 턱, 숨이 막혀버리는 온갖 과거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낳고 찌그러진 달의 면적만큼 달아난 파도가 되돌아오듯 내가 나를 끌어당기다 증발해버린 서로의 인력引力, 그 자리에 무작정이라는 관성의 빨대를 꽂았다

 

색과 공의 경계는 다만, 생각일 뿐 온당하게 저며 드는 피곤이

구름이 임신한 저 달을, 당구 알 같은 저 달을

가을과 계절과 사람을 스리쿠션으로 겨냥해 보는 것이다

 

쓰레기통 속으로, 이미 망쳐버린 수묵화 한 점이 여지없이 골인하기 네 시간 전, 하루 치 분의 속된 치기를 혓바닥에 굴려보는 나만의 골방에,

 

멀리 새벽이, 꽃단장한 등롱을 들고 작정 없는 나의 무딘 부피를 침범했다, 그날

첫서리가 검게 내렸다 


* 함석헌의 골방에서 인용

 


추천1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오늘은 모처럼 가을 날 화창합니다.
구름도 맑아 보이고요.^^
어쩌면 허무한 일인데 때론 매달리며 산
거 같더라고요
건강만큼 또 중요한 일 없을 듯합니다.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형님....보고 싶네요....
건강 꼭 챙기시구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우님....잘 지내시죠? 요즘 가끔 글 올리는 것 잘 보고 있네..
그저 건강이 최고네...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전처럼 글공부도 열심히 하시고...좋은 날 많도록 서로 노력하세....^^
고맙네..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춘문예에 내셔야 할 듯,,,,,
많은 비유들이 시에 생명을 불어 넣어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네요^^
멋진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
좋아요 누릅니다.

정윤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색과 공을 통한 시공간의 확장, 구름의 의인화, 쓰리쿠션이란 감각적 시각  등...
시란, 생각한 것 이상의 세련된 표현 기법이 참 중요하다 라는 생각을 해보며
잠시 젖었다 갑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쓰다보니....그렇게 되었습니다. ^^ 가을이 번화하게 깊네요.
이 가을의 무게를 딛고 좋은 작품에 매진하는 정 시인님의 글이 그윽합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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