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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를 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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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6회 작성일 22-10-27 11:35

본문

호미를 걸며


성영희



뿌리를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욕심도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꼭 한 줌씩만 심거나 뽑겠다는
흙에 대한 예의다
어느 연장이든 손잡이가 있다는 것은
맨손의 불경을 허락치 않겠다는 뜻이다
끝이 뭉툭해질수록
얇아지는 호미 날을 보면
흙도 찌르면 아프다는 것을 알아서
제 살을 조금씩 내어주는 것 같다
처음엔 검은 쇠의 빛깔이
구름을 헤집고 나온
하늘 한편같이 맑고 파릇해지는 것은
무수히 갈고 고른 흙 덕분이다
파낼수록 부드러워지는 흙처럼
둥글어진 호미 끝에
씨앗과 잡초들과 비오는 날의 모종까지
안쪽으로 끌어모아야 사는 것들의
한 생이 붙어 있다

가을 헛간에 일별로 걸린
봄 들판의 연장들처럼
투박하고 무딘 등이 겨울을 나는 동안
헐렁한 마디에선 움이 틀 것이다
그건, 맹목적 믿음이다



시집 귀로 산다 (실천문학사, 2019)
추천3

댓글목록

산저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산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읽으는 내내 참 맛있다
이래서 성영희 시인님의 팬이 되었구나
오늘도 척척 엄지척 하고 갑니다,
난 언제 이렇게 끼깔나는 시 써보나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둥글어진 호미 끝에
씨앗과 잡초들과 비오는 날의 모종까지
안쪽으로 끌어모아야 사는 것들의
한 생이 붙어 있다//

찰진 시, 여러 번 읽습니다
성시인님의 시는 읽을 수록 더 깊은 맛이 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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