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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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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9회 작성일 22-10-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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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개 / 이시향]



어둑한 새벽 출근길
가축 도살장 있는 상개 삼거리 앞
아스팔트가 휘청거린다
멈춰 서는 자동차 불빛들 사이
시끄러운 클랙슨 소리 따라
내뱉는 욕지거리 뒹군다
겁 똥 싼 짓무른 털이 꼬장꼬장 붙은
생을 뱉어버린 눈으로
철창을 탈출한 개 한 마리 서있다
속울음 하얀 입김 뿜어내며
어렵게 탈출하고도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길 위에
버티고 서서 자살을 시도한다
한 번 더 생을 살 수 있다면
개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도 좋겠다는
표정으로 속절없이 뛰어오는
사내 손에 들린 포승줄이 사이로
둥그런 아침이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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