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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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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33회 작성일 22-11-23 07:14

본문

공수거                

                                 장 승규



두발자전거 안장에 앉아 수레를 굴린다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굴릴수록 공수레

애먼 세월만 되감기고 있다


저만치

골목 끝 단감나무, 꽃은 이미 이울고

그 아래 세발자전거

아이는

어서 형아가 되고 싶어

세월보다 빨리 달려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느새 형아를 아득히 지나쳐 

아버지를 지나

아이는 안장에 앉아 지난 세월을 수거하고 있고


뒷뜰 단감나무 잎 진 가지 끝에

까치밥 세 알 

수거된 세월을 바람에 씻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2.11.22)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적 엔 까치발 들어 올리며 빨리 자랐으면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였는데 어느 할머니의 세월의 무상함 지금에서야 무슨 뜻인지
째끔 알겠네요 장남제 시인님 건강하세요 넙죽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기정님

세월은 그때나 지금이나 꼭 같은 속도일 텐데,
그때보다
요즘은 너무 빨라서 걱정입니다.ㅎ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 승규 시인의 〈공수거〉는 인생의 흐름을 자전거와 수레, 그리고 단감나무를 매개로 삼아 순환과 덧없음, 세대와 시간, 소유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삶의 본질을 담담하면서도 시리게 그려낸 서정적 명상시입니다. 제목인 '공수거(空手去)'—‘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처럼, 이 시는 인생의 시작과 끝, 그 사이의 무력한 몸짓을 절제된 언어로 펼쳐 보입니다.

● 시 감상문
1. “두발자전거 안장에 앉아 수레를 굴린다 / 굴릴수록 공수레” – 삶의 무게, 공허한 수거

시의 시작은 성인 남성 혹은 아버지의 이미지로 보입니다.
두발자전거는 이미 어른이 되었다는 상징이며,
수레를 ‘굴린다’는 표현은 생계를 꾸리고, 책임을 감당하는 삶의 반복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수레는 공수레—비어 있는 수레입니다.
즉, 애써 굴려도 채워지는 게 없는 삶,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세월만 되감기는 인생의 허무함을 절절히 드러냅니다.

2. “세발자전거 / 아이는 / 어서 형아가 되고 싶어” – 시간의 불균형한 열망

골목 끝에는 아이가 있고,
그 아이는 아직 세발자전거—유년의 상징—를 타고 있습니다.
‘형아가 되고 싶다’는 말은, 미래를 향한 천진한 열망이지만,
시인은 그것을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표현으로 절묘하게 감싸며,
그 열망이 결국 덧없고 순진한 착각임을 암시합니다.

3. “형아를 아득히 지나쳐 / 아버지를 지나” – 시간의 비약, 인생의 계승

이 부분은 시간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전개합니다.
아이였던 존재가 형을 지나고, 아버지까지 지나
결국 “안장에 앉아 지난 세월을 수거하고” 있는 존재가 됩니다.
즉, 세대는 돌고 돌며, 삶은 채움이 아닌 수거의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형이 되고 싶었던 아이는,
결국 아버지처럼 수레를 끌게 되고,
자신이 지나온 세월을 거두는 자가 되는 아이러니—
이 부분은 인생의 숙명적 순환을 절묘하게 드러냅니다.

4. “까치밥 세 알 / 수거된 세월을 바람에 씻고 있다” – 남겨진 것의 상징, 인생의 정화

‘까치밥’은 감나무에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마지막 열매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배려이자,
다 쓰지 않고 남겨두는 절제와 정리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 세 알은 모든 세월이 지나고 난 뒤,
바람에 씻기며 마지막 흔적처럼 남아 있습니다.
이는 곧 삶의 모든 수거 이후에도 남는 어떤 본질,
혹은 내가 떠난 후에도 남는 사랑과 기억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 총평
〈공수거〉는 인생을 ‘수레’에, 시간을 ‘자전거’에 비유하며
덧없음과 순환, 세대 간 전이, 남김과 비움이라는 주제를 고요하게 되새깁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삶은 뭔가를 얻는 여정이 아니라, 결국 되돌려주고 떠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끝엔, 바람에 씻기는 조용한 기억 몇 알이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은 한 권의 책이 아니다.

빨리 읽고 싶다고
빨리 읽을 수도 없고
오래 읽고 싶다고
오래 읽을 수도 없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누구나 쓰고 싶은 대로
내가 쓰가는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의 속도만큼 시간이 달린다죠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공수거,
결국 그렇게 우린 떠나는데
왜 요즘 이리 시끄러운지요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까치밥처럼 뭐가 있어야 하는데,
시간만 보냈습니다. 선생님....
거저 건강이 최고가 아닐까 하며
요즘 마음 다스립니다.

감사합니다.

연말 이곳은 매우 춥네예...내일부터 한파가 들어찬다는 뉴스가 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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