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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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38회 작성일 23-03-03 15:26본문
환청
김부회
버퍼링 걸린 것처럼 귓속에 멈춰있다
뇌를 파고드는 소리
일상처럼 켜 놓은 티브이 소리를 한 번도 들은 적 없어
소음이 저 혼자 남아 다른 소음을 먹어 치운 것뿐이지
초서체 액자에 귀 기울여본 적 있지
글자의 소리가 귀를 파고들었지
일기예보에 눈이 온다고 했었나 아닌가
눈이 오네 눈이 소리를 내네
세상의 소릴 다 잡아먹었나 봐
눈 소리만 들리네
내 귀는 소란하지 않아
저 밖의 소릴 다 잡아먹고
내 목소리만 부풀리고 있지
초록도 하얘지고 동백도 하얘지고
달팽이관엔 눈의 소리만 쌓여가지
백악기에도 눈이 내렸을까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귀에도 눈의 소리가 쌓였을까
들어봐 신비한 소리가 저 창밖에 쌓이고 있어
소리는 모두 환청이야
소리는 들리는 게 아니야
몸을 감싼 소음의 덮개를 제왕절개하면
소리를 볼 수 있을 거야
만질 수 있는 소리 말이지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있어 솔깃해 졌어요. ㅎㅎ
소리에 대한 착각
맨 마지막 3행이 참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입니다.
특히 마지막 행을 말하고자 한 것 같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주말 행복하세요 ㅎㅎ
늘 건필하소서, 김부회 시인님.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우리는 소리를 들리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사는 지 모르겠습니다.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감각적인 대상으로 소릴 기억하면 더 많은 소리에 대한 입체적인
느낌이 있을 수 있고, 그런 감각이 시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런 생각으로...만들어보았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이장희 시인님.
박커스님의 댓글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소리의 색이 백색이면 좋겠습니다,
골라들을 수 없으니 힘들기도 하구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이제 겨우 삼월인데..
박시인님도 새 봄처럼 건강하고 푸릇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