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정읍사 문학상 대상 -이명윤 시인 수상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제11회 정읍사 문학상 대상 -이명윤 시인 수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372회 작성일 23-09-10 15:48

본문


제11회 정읍사문학상 공모작 대상
홍춘이추천 0조회 6223.09.09 14:50댓글 0

내 속에 든 풍경

-내장산

 

                                              이명윤

 

들머리에서부터 줄곧 따라오던 나비가

눈을 펄럭이며 사라졌다

바람은 저 멀리 망바위 틈에 잠들어 있었고

공중에 창처럼 펼쳐진 신록과

얼굴 위로 떨어져 아른거리는 햇빛 몇 조각이

다정히 나의 손을 이끌었는데

 

나비는 속을 훤히 드러낸 고목이 있는 숲속

어느 풀잎의 등에 앉아

천천히 숨을 접었다 펴고 있었다

 

일행은 고요 밖으로 사라지고

나비와 나 사이엔 어떤 발자국도

다녀가지 않았으므로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숲은 감추어둔 속내를 드러내며

화선지로 펼쳐지고 있었다

 

멀리 개울물 소리는

옛 장군의 음성처럼 흑과 백이 뒤섞여

그림 속으로 돌돌 스며들었고

 

문득 높이 날아든 까치 울음이 여백에 툭 툭

몇 방울 물감으로 찍히기도 하였지만

이내 신선봉 구름에 가려

하얗게 지워지고 말았다

 

떠나야 할 나비의 시간이

남아있을 풀잎의 시간에 기대어

그네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나비와 풀잎 사이로

마음과 마음 사이로

어떤 그림자도 끼어들지 않았으므로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숲은 아으 다롱디리,

아득한 음악처럼 기도처럼

제 몸을 접었다 펼치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운영위원회님에 의해 2023-09-10 15:56:2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1

댓글목록

운영위원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에서 활동하시는 이명윤 시인님께서
정읍사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ㅎ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이 풍경이 되어
마음에서 그네를 탑니다

삶과 일상에 시밭을 일구는 부지런함,
만인의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글,

정읍사 문학상 대상 축하합니다^^*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