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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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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20회 작성일 23-10-06 09:11

본문

어느 여름날의 수채화

 

 

 

 

늦은 점심이 바지락 칼국수다

섬도 뭍도 아닌

대부도 초입, 바닷가 한갓져 보이는 집을 찾아든다

드문드문 앉아 젓가락으로 바지락을 캐는,

먼저 온 손님들의 웃음으로 이 집의 맛을 가늠한다

거기가 거기겠지 하였던 보편적 선입견에 짧은 후회가 치민다

2인분 시켜놓고

통유리창 너머 오후 2시의 풍경을 주워 담는다

햇볕을 펴 바른 바다의 속살이 의외로 뽀얗다

이제나저제나 때를 기다리던 체험 꾼들

삼삼오오 젖은 속살을 헤집는다

부럽다는 눈빛으로 단편적 스케치를 한다

넘치듯 찰랑거리는 자배기 속

잘게 썰어진 바다를 집게로 건져 앞접시에 옮겨 담는다

후루룩 빨려 들어온 파도가 차지게 씹히고

숙성된 쫄깃함이 철썩, 철썩 바위에 부딪힌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흐느적거리며 척척 감기는 중저음의 재즈가 바지락 살점을 골라 씹는다

마지막까지 물고 있었던 해감 되지 않은 고향이 지긋하게 씹힌다

잠시 잠깐, 뱉어내야 하나 삼켜야 하나 하는

선택적 망설임이 입안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창 너머 바다는 마땅찮은 낯빛으로 거친 손짓한다

숨 고르기를 하던 바다가 일렁인다

보물찾기하던 체험 꾼들 발목 간질이는 물결의 행간을 읽는다

서서히 줌업 되는 오후 3

설탕 맛 짙은 커피믹스 한 모금 홀짝이며

무채색인,

오후 두 시 풍경에 색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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