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주문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12회 작성일 23-12-08 08:50

본문

주문진

 

 

 

아이 같은 들뜸으로 선잠 든 아침

때맞춰 울리는 알람이 목덜미를 일으켜 세운다

부스스한 다섯 귀향자

깊이 갈무리해 두었던 설렘을 접어 주머니에 넣고 강릉행 열차에 오른다

창 너머 회색빛 하늘에 투시되는

주문진,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아릿하다

각자 가슴에 갈무리해 두었던 지도를 꺼내 들고

또렷한 기억을 불러낸다

흔적마저 사라져 여기쯤이었을 거라는 추측이 엇갈린다

제장게, 오리날, 소돌, 불당골 등 정다웠고

여기는 빵집이었고,

여기는 책방이었고,

먹성 좋은 세월은 남겨야 할 것들마저 다 먹어치웠다

그 옛날 손바닥만 했던 항구는

그 크기를 대여섯 배쯤 늘렸고

큰 축깡이라 불렸던 방파제는 바다의 심장을 향해

제 뿔을 찔러 넣고 히히거리며 파도와 물장난 하고 있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은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검게 그을린 낯빛이다

그 낯빛에 오래 잊었던 얼굴들이 겹쳐진다

하 많은 부침 속에도

오직 한 곳을 지키고 있는 등대와 서낭당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예나 지금이나 거친 숨을 요구하는 등대 꼬댕이

자연스러우면 미안할 거 같아 헉헉거리며 올랐다

그 꼬댕이에 살았던 옛 친구

이미 별이 된 그 이름 차마 입에 올릴 수 없어 수평선만 바라보았다

주문진, 눈에 익은 메뉴라 애써 바쁜 아낙을 불러 주문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맛깔스레 차려진 한 상이다

살아 팔딱거리는 고향 토막 쳐넣고

추억이란 양념 끼얹어 한소끔 끓여내면 그것으로 끝이다

한 입 맛본 입은 그래 이 맛이야하며 입꼬리 올라간다

고향은 그런 거다


추천1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꼬댕이에 자주 갔던
그 친구
오늘도 찾아갔다 오셨네요.

한소끔 끓여낸 고향시가 맛있습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저도 어제 군px 있는 저의 고향 장보러 다녀왔습니다
제 고향은 군부대가 많은 곳이고
이름만 딱 되면 남자라면 아하 하는 곳 입니다
고향은 가도 가도 물리지 않는 곳 이지요
고향 생각하며 시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며칠 전 주문진 다녀왔는데
이제 주문진 하면 시인님의 시가 떠오릅니다
향호라는 닉이 향호에서 나온 것이더군요

Total 806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06
얼굴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4-23
805
꼭지 댓글+ 1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4-21
804
벚꽃 피면 댓글+ 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4-21
8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4-19
802
아이야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1 04-16
80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4-15
800
잠수교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1 03-30
79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 03-28
798
나이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3-25
79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3-25
796
비금의 계절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21
795
아해야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3-19
7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3-18
793
벌거숭이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3-14
792
구름 고향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1 03-09
791
이방인 2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3-07
790
오늘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2-29
7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2-28
788
정월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2-24
787
목어目語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2-21
786
갓바위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2-15
785
우화정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2-09
7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2-05
783
싸락눈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2-03
782
고사리목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1-26
781
모래 경단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1 01-20
780
두 사람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1-20
779
낙타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1-13
778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1-12
777
비빔밥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01-08
776
주문진 2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1 01-07
775
희망봉 등대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5
774
시(詩)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 01-02
77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2 01-02
772
숨과 쉼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2 12-30
771
눈 송아리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1 12-30
770
눈 오는 밤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 12-23
76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2 12-22
768
동백 아가씨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2 12-19
76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 12-13
766
맛집 옆집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1 12-12
76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1 12-10
열람중
주문진 댓글+ 5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1 12-08
763
완벽한 계절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2 12-05
76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1 12-05
7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1 12-04
760
낙엽이 질 때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1 12-04
759
억새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1 11-25
75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2 11-23
7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1 11-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