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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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14회 작성일 23-12-19 08:16본문
동백 아가씨
이명윤
엄마를 여자라고 느낀
최초의 기억은
동백 아가씨를 부를 때였다
서울의 어느 봄밤이었고
링거를 빼야 하는데
아무리 불러도 엄마가 없었다
암 병동 앞 공원 벤치에서
한 올 한 올 실밥을 꿰듯 느리게
노래하는 엄마를 보며
나는 그때 처음으로 엄마를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겨우내 피는 동백이
엄마인 줄 몰랐던
철없던 스물일곱의 나는
귀밑까지 푹 덮은 털모자를 쓴 채
엄마가 아버지 따라
멀리멀리 갈 것만 같아
달빛 뒤에서 몰래 울었다
ㅡ계간 《시와 사람》 2023년 겨울호, 신작초대석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도 그 동백아가씨는
피고 있겠습니다
느리게 느리게
남제는
23살 때였습니다.
길섶에 으악새가 만장같이 날리는 날이었지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백 아가씨가 이토록 슬픈 노래였군요?
아려지는 아침입니다
동백도, 억새도 여전히 피는데 있어야 할 사람은 없습니다.
세월 무상입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아무쪼록 강건하십시요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발을 쓰고 있는 동백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저도 동백에 관한 시를 많이 썼는데
왜 그렇게 애처로운지 모르겠습니다
겨울 아침
좋은 시 읽으며 마음의 온기를 담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동인님들
언젠가 동백보러 통영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