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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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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428회 작성일 23-12-23 15:59

본문

눈 오는 밤

                          /장승규



덧없이 내린다


사람은 하늘로 가는데

저는 땅으로 내려오는구나


한 둘이 아니고

그 좁다는 문을 비집고 저리 몰려오는 걸


여기가

천국인가 보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3.12.17)


추천1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널뛰기 하며 내리는 눈 보며
시 한편 쓰셨네요
저의 동네에도 이브 날  눈 내렸습니다
그런데 시 보면서
먹먹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시인님 얼마 남지 않은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하늘에서 온 침묵의 방문자들 – 장승규의 〈눈 오는 밤〉을 읽고
장승규 시인의 〈눈 오는 밤〉은 매우 짧은 시이지만, 그 속에 존재와 죽음, 그리고 천국에 대한 시인의 고요한 사유가 아름답게 녹아 있는 작품이다. 눈이 내리는 장면을 통하여 시인은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를 시적으로 통찰한다.

“참 / 덧없이 내린다”—시의 도입은 매우 절제된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눈의 ‘덧없음’은 곧 삶의 덧없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한 점 저항도 없이 떨어지는 눈송이는, 어떤 운명처럼 그저 맡기고 있는 듯하다. 이 덧없음이 시의 전반적 정조를 설정한다.

“사람은 하늘로 가는데 / 저는 땅으로 내려오는구나”—여기서 시인은 죽음을 은유적으로 그려낸다. 사람은 죽어 하늘로 간다고 믿는 전통적 상징성과, 그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내려오는’ 눈의 움직임은, 마치 죽은 자들이 되돌아오는 모습처럼 읽힌다. 혹은 하늘로 떠난 이들과, 여전히 이 땅에 머무는 것들 사이의 애틋한 교차점으로 느껴진다. 눈은 하늘의 부스러기처럼, 이승으로 내려오는 어떤 신호이자 위로처럼 보인다.

“그 좁다는 문을 비집고 저리 몰려오는 걸”—이 구절에서의 ‘문’은 하늘과 땅 사이의 문이자,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일 수 있다. 사람의 혼이 천국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고, 눈이 이 세상으로 쏟아지는 문이기도 하다. 그 문이 ‘좁다’는 표현은 성경적 은유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눈은 그 좁은 틈조차 비집고 쏟아지듯 내려온다. 수많은 존재들이 밤하늘에서 조용히 내려오고 있다는 이 이미지에는, 죽은 자들이 되살아온다는 신화적 정서, 혹은 세상으로 스며드는 신비한 영혼들의 느낌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
“여기가 / 천국인가 보다”—이 한 문장은 시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다. 눈 오는 밤, 고요하고 하얀 이 순간이야말로 천국이라는 시인의 선언은, 이승을 더 이상 고통의 땅으로 보지 않게 한다. 어쩌면 죽음 이후의 천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이 고요함, 이 눈 속에 있음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무리
〈눈 오는 밤〉은 그리움의 밤이며, 기도처럼 속삭이는 죽음에 대한 노래이다. 그 속에는 두려움이 없고, 오히려 따뜻한 위로와 고요한 환영이 있다. 눈은 단순히 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을 찾아오는 존재들, 말 없는 방문자들일지도 모른다.

이 시를 읽고 우리는 조용히 되묻게 된다.
“내게도 지금, 어떤 눈이 내리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곳이 천국일 수는 없는가?”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하셨겠습니다.ㅎ

여기도 눈이 좀처럼 오지 않는데
올해는 진눈깨비 섞어서
제법 왔었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시인님
찾아주시고, 귀한 글도 남기시니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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