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와 모자/김부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49회 작성일 24-01-02 11:54본문
모자와 모자/김부회
상갓집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춥지 않은 날씨에도 모자를 푹 눌러쓴 친구
직업군인으로 구 년, 공사장 인부로 이십여 년
모자 속에 숨어있던 그의 시간이
대머리를 만들었다
숱이 많은 나와 그의 모자가 겸상한다
지나간 말투들이 서로에게 존댓말을 한다
그의 모자帽子속엔
절반쯤 감추고 살아온 시간과
모발이 풍성했던 생의 한 지점에서 만나
더불어 끈끈하게 살아온 아내와 아들
안온하게 살아온 그들이 있다
돌아가는 길
우린 또 누군가의 상갓집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눌 것을 예감한다
그땐 그도 모자를 벗겠지
존댓말도 벗어야겠지
몇 가닥 남지 않은 그의 머리 위로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이마에 닿는 한 방울 빗물이
강물이 될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이듬해,
그가 두고 간 모자母子를 만났다
영정 사진 속엔 풍성한 모발의 그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비는 내리고 여전히 비는 내리고,
* 월간 모던포엠 이달의 작가 2024.01월 호 기고
*帽子와 母子
https://www.igimpo.com/news/articleView.html?idxno=80805
댓글목록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영화를 시로 압축시켜 놓은 것 같습니다.
감동의 눈물과 생의 슬픔들이
잔잔하게 가슴을 적십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새해 좋은 일 많으시기 바랍니다. 김용두 시인님..^^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帽子와 母子가 잘 어우러지는 시 입니다
저에겐 母子는 ,,,,
원형 탈모로 한동안 帽子 푹 눌러 쓰고
살았던 ,,,,
역시나 김부회 시인님 시는
묵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옥필하세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임기정 시인님..
새해 건강하게....즐겁게...좋은 시간들 많으시기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새해에는 건강 우선순위에 두세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두 더 건강한 새해 되시기 바랍니다.